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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국내 상륙 한 달…시장 영향은 "제한적"
"동영상 시장 빠른 확산, 넷플릭스에 자리 내줄 수도"
2016-02-09 19:26:06 2016-02-09 19:26:57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무료 이용 기간이 지나고 점차 유료 결제로 전환될 시점이지만, 여전히 국내 유료방송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7일로 국내 시장에 정식 서비스를 론칭한 지 한 달이 됐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에게 '한 달 무료 이용' 서비스를 먼저 제공했다. 이후 요금제 옵션은 베이직(7.99달러), 스탠다드(9.99달러), 프리미엄(11.99달러) 세 가지며, 한화로 약 9000~1만5000원을 내면 한 달간 제공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무료로 넷플릭스 서비스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 중 유료 결제를 통해 이용을 지속할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업계는 가격적인 측면과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활발한 결합상품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콘텐츠 규모나 가격 등의 측면에서 기존 사업자들을 위협할 만한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 콘텐츠 저작권 확보, 자체 콘텐츠 제작, VOD 재판매, 중국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 등 넷플릭스가 생각하는 이후 전략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미국은 유료방송 평균 이용 요금이 비싸 만원 이하의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히트를 칠 수 있었지만,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이미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등과의 다양한 결합상품, 카드 제휴할인 등을 포함하면 더욱 넷플릭스의 가격 메리트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의 VOD 이용자 중 월정액제의 SVOD(Subscription Video on Demand) 이용자 수는 10% 내외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편당 결제하는 RVOD(Real Video on Demand)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 OTT 서비스인 '푹(Pooq)'과 '티빙(TVing)'은 실시간TV 제공, 국내 콘텐츠 보유, RVOD 모델로서 넷플릭스 서비스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VOD 무제한시청' 요금제를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가격은 대체로 유사하다.
 
푹의 '슈퍼팩플러스'는 1만5900원에 일부 영화와 시리즈물은 건당 결제해야 하고, 동시 시청은 할 수 없다. 티빙의 '마이캐치온 영화VOD무제한'은 9500원으로 200여편의 영화와 해외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 CJ헬로비전의 '베이직요금제'는 결합서비스와 제휴카드 할인을 적용하면 넷플릭스의 SD급 서비스 요금보다 저렴한 87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디지털 전환과 콘텐츠 대가 산정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사이,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가 빠르게 틈새를 파고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개인화 영화 추천 서비스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스가 지난 1월31일 월정액 무제한 VOD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정식 출시했다. 특히 왓챠플레이는 월 4900원이라는 더욱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고 있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개인화 추천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빠른 확산을 보이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넷플릭스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도 있다"며 "왓챠플레이와 넷플릭스의 흥행 여부가 국내 미디어 업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플릭스 한국 UI. 사진/넷플릭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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