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일 오전 9시 30분 경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서해상에 배치된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오전 9시 31분경 로켓의 항적을 최초로 포착하고, 9시 32분쯤 북한의 로켓임을 식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한국, 일본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로켓이 발사된 시각 서해 항공로를 운항하던 여객기는 없었다.
◆ 발사 성공 여부 정밀 분석 필요한 듯
미국 전략사령부는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 29분 발사를 포착했다고 밝혔고, 일본 정부는 9시 31분쯤 서쪽 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로켓이 오전 9시 30분 발사돼 1단 추진체와 페어링(덮개)이 분리되고 9시 36분 제주 서남방 해상에서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로켓의 첫번째 낙하물이 북한 서쪽 150㎞ 지점의 공해에 떨어졌고, 두번째 낙하물은 한반도 남서쪽 약250㎞ 지점 동중국해 해상에, 세 번째 낙하물은 9시45분 일본 남쪽 약 2000㎞ 지점인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당국은 로켓 발사의 성공 여부를 면밀히 분석했다.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대로 남쪽을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방향이라고 밝혔다. 로켓이 일본 상공을 넘어감에 따라 일본의 '파괴 조치'(요격)은 없었다.
◆ 4차 핵실험 한달 후 장거리 로켓 발사
4차 핵실험(1월6일)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결의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함으로써 한·미·일은 한층 강력한 제재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2012년 12월12일 '은하 3호' 발사 이후 3년2개월 만에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렸다.
한국과 미국은 이번 발사를 발판으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론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른 중국의 반발이 커지면서 '한·미·일 대 북·중'의 신냉전 구도는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강력한 대북 제재를 취하는 데 협조하라고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은 한·미·일이안보리 긴급회의를 공동 요청해 옴에 따라 8일 새벽 1시(뉴욕 현지시간 7일 오전 11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 장거리 로켓은 무엇인가
장거리 로켓은 상단부에 무엇을 탑재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상단부에 통신장비를 탑재해 우주 궤도로 쏘아 올려지면 '인공위성'이 되고, (핵)탄두를 장착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들어와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장거리 미사일'이 된다.
인공위성이나 장거리 미사일(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두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실시하는 모든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의 발사체는 '광명성'이라는 인공위성이며, 주권 국가에게 인정되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이 2012년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에 탑재한 위성체 '광명성 3호'는 지금도 위성 궤도를 돌고 있지만 작동(통신)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ICBM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로켓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재인입할 때 탄도에 가해지는 고열과 고압을 견디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그 기술을 갖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일 국제기구에 위성 발사 예고기간을 기존 8∼25일에서 7∼14일로 변경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북한이 3년2개월여 만에 다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12월12일 북한의 은하 3호 로켓이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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