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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헬조선’ 대책? 젊은 층 공감 얻을 수 있는 성공모델과 스토리
‘헬조선’ 키워드, 소셜 빅데이터에서 1년 만에 두 배 폭증
‘금수저론’ 등 기성세대와 기존 세태에 대한 좌절감 팽배
패배의식 일상화되면 사회 미래 암울해, 사회지도층 솔선수범 절실
2015-11-30 14:13:47 2015-11-30 18:01:47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헬조선 키워드가 소셜 네트워크 빅 데이터 상에서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지 분석을 해보니 2014년에 비해 2015년에 약 104%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약 4만여건 정도의 담론이 있었지만, 올해는 무려 8만6000여건 이상의 언급이 발견된다.
 
여기에 관련 연관어 검색을 해보면 몇 가지 카테고리 유형 단어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취업, 인간관계, 연애, 출산, 건강 등이 헬조선과 연관돼 이야기된다. 젊은 세대의 취업에 대한 고통과 삶에 대한 불안감이 늘어나니 나라를 향한 싫은 감정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젊은 세대들은 포기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져 ‘N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 내용을 보면 취업도 포기하고, 연애도 포기하고 더 나아가 인간관계 그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즉 삶을 살아가는 데에 기초적으로 겪어야 될 일상 그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나라마다 일부 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선진국의 경우에도 경제가 성장기에 있었을 때에는 그 성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나타나는 경우들이 많았지만, 반대로 경제가 어려워질 때는 불안감의 형태로, 국가에 대한 적대감으로 표출되는 경우들이 많았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도 취업 전쟁을 뚫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기에 이런 ‘헬조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런 요인들만 있을까.
 
사실 헬조선이란 단어를 살펴보면 몇 가지 특이할 만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를 선도하거나 올바르게 이끌어야 될 계층에서 어떤 ‘정의’라든지 ‘윤리의식’이 결여돼 사회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났고, 그런 부분들이 가뜩이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힘들어하는 청년세대에게 심리적으로 훨씬 더 우울한 감정들을 갖게 했을 것 같다.
 
사회에는 전체 규범이 있는 것이고 그런 규범이 제대로 집행이 될 때 정의가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지도층들이 자신들이 누리는 만큼 사회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젊은이들이 보고 배울 사람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즉 우리 사회의 미래가 좀 더 밝으려면 젊은 세대들이 조금 더 활력을 갖고 사회 선배들을 존중하면서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되는데, 이대로라면 세대간 갈등 구조만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그런 현상이 과연 앞으로 나아질 것인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어려울수도 있지만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지도계층이 모범을 보여주어야 하고, 또 젊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전수하더라도 단순 주입식 보다는 그들과 서로 이해하고 공감을 이뤄가는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도 무조건 윗세대 어른들을 ‘꼰대’라든지 그냥 무작정 잘못됐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최근 1000만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한 영화 ‘국제시장’에는 지금의 장년층이 1970년대 독일로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돼 고생한 스토리가 나온다.
 
그 영화를 보면서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 역시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당시 아버님과 어머님 세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지금의 경제발전이 과연 어떠한 토대 위에서 이루어졌는지 등에 공감했다. 그러한 성공 스토리가 많이 생기면 자연스레 일종의 롤모델이 돼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떤 노력의 모티브가 되리라 믿는다.
 
결국 우리 젊은이들이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이 나라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해야 한다. 또 국가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우리의 미래가 밝다고 자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못 살겠다’, ‘여기는 금수저 물고 나온 사람만 살 수 있다’는 풍조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정말 걱정스런 현상이다. 패배의식, 좌절, 도피와 같은 것들이 일상화되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헬조선 현상을 하루빨리 고치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절실하다.
 
국가미래연구원
김용학 (주)타파크로스 대표 사진/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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