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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카오뱅크 '중금리·빅데이터' 덕에 웃었다
케이뱅크, 통신비 납부 통해 중금리 대출…편의점·공중전화 무인점포로 활용
카카오, 카드 없는 간편 결제로 수수료 절감…카톡 활용 신용등급 세분화
2015-11-29 17:15:36 2015-11-29 17:26:55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의 승패를 가른 키워드는 '중금리 대출, 빅데이터'로 압축된다.
 
우선 케이뱅크는 3개 입찰자 중 유일하게 온·오프 결제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참여주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다수의 고객접점 채널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2500억원으로 우리은행(10%), GS리테일(10%), 한화생명보험(10%), 다날(10%), KT(8%)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핵심 서비스는 ▲중금리대출(빅데이터 기반) ▲토탈 간편지급결제 ▲휴대폰·이메일 기반 간편 송금 ▲로보 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 ▲리얼타임 스마트해외송금 등으로 짜여졌다.
 
KT는 중금리 대출 심사에 적용할 수 있는 3000만명의 고객 이용정보와 자회사인 BC카드의 2600만 고객 결제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중복인원을 제외하더라도 휴대전화를 포함한 IPTV, 초고속인터넷 등 KT 상품 고객은 3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10%대 중금리로 금리 사각지대에 놓인 4~7 신용등급의 2076만명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빅데이터 분석으로 부실 가능성이 없는 고객을 확보해 10%대의 중금리로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 은행의 신용평가정보 외에 통신비 납부이력과 온오프라인 결제정보 등을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이력이 없는 가정주부, 대학생, 일시적 신용경색이 있는 서민들을 두루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K뱅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케이뱅크 컨소시엄 참여기업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현대증권, 한화생명,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포스코ICT, GS리테일, 8퍼센트 등 ICT 업체와 플랫폼, 지급결제와 보안업체, 핀테크 업체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컨소시엄 주주사들의 보유 고객은 2억명 이상, 결제 정보 총합은 연 68억건에 달한다. 또 이동통신 대리점과 은행 점포, 편의점 등 1만4000여개 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컨소시엄 내 2만3000개의 자동화기기(ATM)와 공중전화 네트워크를 무인 은행점포로 활용해 계좌 개설, 비대면 인증, 소액 대출을 가능하게 하는 무인 은행점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오너의 횡령·배임 혐의가 있는 효성ITX와 노틸러스효성이 컨소시엄에서 빠져 주주 적격성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졌다.
 
 
 
카카오뱅크는 최대 강점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 사업계획에서 혁신성을 인정 받았다. 또 사업 초기 고객기반 구축이 용이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자본금 3000억원인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50%)와 카카오(10%), 국민은행(10%)가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빅데이터기반의 중금리대출 ▲카카오톡 기반의 간편 송금 ▲카드·밴(VAN·결제중개업)·결제대행(PG) 없는 간편 결제 ▲카카오톡 기반 금융 비서 ▲카카오 유니버셜 포인트를 핵심 제공서비스로 제시했다.
 
평가위원회는 이 가운데 카드, VAN, PG가 없는 간편 결제를 통한 수수료 절감에 주목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고객과 고객 또는 소비자와 판매자간 직접 연결되는 이른바 '앱투앱' 결제방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VAN, PG 등의 중개업체 역할을 수행해 비용절감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카카오부터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데다가 국민은행 역시 모바일뱅킹 고객 수가 1032만명으로 은행권 1위라는 점에서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4년 연속 업계 1위의 손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텐센트 역시 중국 시장에서 인터넷은행 '위뱅크'를 운영한 노하우가 있다.
 
아울러 금융권의 데이터와 온라인 상거래·결제데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내용을 통해 중금리 대출에 나설 예정이다. 이베이 계열의 옥션과 G마켓이 보유한 상거래 정보, 카카오톡 이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100등급 이상의 세분화된 신용정보 등급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카카오톡이 국내용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지와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아이(I)뱅크 컨소시엄은 고배를 마셨다. 금융위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 등은 어느 정도 평가되지만,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의 영업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다소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두 사업자는 오는 30일 오전 9시30분 은행연합회 14층 세미나실에서 사업계획에 대한 별도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적·물적요건을 갖춰 내년 상반기 중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금융위가 본인가를 허가하면 6개월 내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오랜 시간 고생한 결과인 만큼 말할 수 없이 기쁜 결과다"며 "금융소비자가 몸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사업계획 혁신성 및 참여 주주사 역량 인정받은 결과로 환영한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동네 네오뱅크' 실현하고 중금리 시장 열어 소상공인 등 서민경제 지원, 일자리 창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윤석진·김동훈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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