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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유커 스마트폰 결제시장을 잡아라
KEB하나·우리은행 잇따라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
중국 신용카드 보급률 8% 불과…스마트폰 결제는 90% 이상이 이용
2015-11-29 09:27:10 2015-11-29 09:27:10
국내은행들이 600만 유커(중국인 관광객)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유커를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국내은행 입장에서는 위안화를 대량으로 환전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추후 동남아시아 등에서 해당 간편결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중국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 텐센트와 '해외 결제 서비스(Tencent Cross-Boarder Payment)'에 대한 국내 자금정산 업무서비스를 출시했다.
 
중국 텐센트 그룹은 약 6억명의 이용자가 있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웨이신)'과 약 8억명의 이용자가 있는 메신저 'QQ'로 유명한 중국 IT기업이다. 텐센트 그룹은 중국에서 위챗과 QQ를 활용한 선불 충전식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제휴로 우리은행은 위안화를 미리 충전해 유커 국내 매장에서 '위챗'으로 결제하는 금액을 원화로 환전해 판매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때 우리은행은 텐센트로 받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텐센트와 결제·승인대행업체(PG)는 가맹점이 내는 매출 수수료를 나눠 갖는다.
 
우리은행은 이어 'QQ'를 비롯한 텐센트 기업의 메신저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텐센트 해외결제사업' 가맹대행사인 신세계아이앤씨, 다날, 파투아와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4월 '알리페이 월렛(Alipay Wallet)'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도 신용카드가 없더라도 스마트폰 앱 바코드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다. 중국 관광객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계좌에 연결된 알리페이 월렛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뒤 한국 상점에서 일회용 바코드를 제시하고 물건이나 서비스값을 지불하면 된다.
 
이처럼 국내은행이 유커를 대상으로 결제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앞으로 5년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4만명에 불과하던 요우커는 지난해 612만명으로 14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유커의 국내 총 지출액은 14조582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들의 국내 생산유발 효과는 18조600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34만명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유커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7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의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이용률이 높은 점도 국내은행이 간편 결제 서비스에 뛰어든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신용카드 보급률이 8%에 불과한 반면 스마트폰을 활용한 메신저 폐이 이용률은 90%에 달한다"며 "그동안 유커가 국내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자국에서 많은 위안화를 원화로 환전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유커의 연령대가 기존 40~50대에서 20~30대로 낮아지고 개별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은 백화점보다는 면세점이나 홍대입구, 가로수길 등을 즐겨 찾기 때문에 간편결제 시장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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