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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고비넘긴 거래소 지주사 전환
2015-11-29 12:00:00 2015-11-29 12:00:00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 27일 거래소 지주회사법을 처리키로 합의하면서다. 사흘에 걸쳐 지속된 논의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온 결과다. 오는 30일 미뤄진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법은 통과될 전망이다.
 
당초 쉬울 리 만무할 것이란 예상은 비껴갔다. 야당의 구체적인 기금규모와 예탁결제원 주식 출연 요구 등으로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은 뒤집혔다. 중요한 한 고비는 넘었다. 일단 지주회사 전환의 법적 장애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향후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본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더 바빠질 전망이다. 당장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일단 자회사 분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결론을 내야한다. 각각의 자회사에 대한 물적, 인적 분할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시장감시부의 독립성 부여 수준도 결정해야 한다. 대체거래소(ATS)의 도입 지연으로 당분간 시장감시부를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남겨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ATS 도입이 동시에 추진된다면 시장감시부는 분리되기 때문이다.
 
또 거래소 상장차익 중 얼마를 공공펀드로 환원할 것이며, 공공펀드 운용주체를 협회로 할지, 아니면 기타 공공단체로 정할지도 고민거리다. 각 자회사별 자본금은 얼마로 할지 코스닥엔 누구를 보낼지 등등 앞으로 할 일이 끝 없어 보인다.
 
일련의 과정에서 예상되는 진통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자회사 분리계획 수립과 실행작업에만 1년은 족히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회사 분리과정에서 거래소 노동조합과의 견해조율에도 상당한 진통이 점쳐진다. 거래소 노조는 지주사 전환이 시장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여전히 거래소 내 직원들 간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거래소는 이번 정무위 법안심사만 통과되면 별도 기구를 만들어서 예정대로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매듭짓겠다고 했다.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한 만큼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은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방향이다. 거래소의 효율성 제고를 통한 자본시장의 체질개선이라는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대도 정해진 결론에 짜맞추기하듯 밀어붙이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귀담아 듣고 적극적인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에 나서길 기대해본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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