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27일 국산 전투기 FA-50을 직접 비행(Ferry Flight)을 통해 필리핀에 납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납품은 지난해 3월 필리핀 국방부와 정부간 계약(GtoG) 방식으로 체결된 4억2000만달러 규모의 FA-50 12대 수출 중 2대며, 경남 사천을 출발해 필리핀 클락까지 총 2482Km를 직접 비행을 통해 인도한다.
페리비행 납품은 다른 운송수단 없이 직접 비행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후변화와 타국 영공 통과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국산 전투기 FA-50 2대가 필리핀 첫 납품을 위해 경남 사천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FA-50PH는 대한민국 공군에서 운용중인 FA-50 기반의 필리핀 요구에 맞춘 수출기로 올해 6월 초도비행에 성공했으며, 2017년까지 12대를 모두 납품 완료할 예정이다.
FA-50PH 필리핀 수출은 필리핀 군 최초의 정부 간 거래(G-to-G)이자 최대 규모의 국방 사업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수출성사까지는 선진국과의 치열한 경쟁과 필리핀에 발생한 자연재해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세일즈 외교를 비롯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방위사업청, 공군 등의 노력이 크게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첫 국빈 방한국인 필리핀의 아키노 대통령을 초청해 국방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하고, 직접 FA-50 수출을 논의함으로써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KAI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필리핀에도 고객이 원하는 납기일에 맞춘 제품 인도로 신뢰를 얻은 바 있으며, 사업관리 능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KAI는 인도네시아에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16대를 지난 2013년 9월부터 2014년 1월까지 8회에 걸쳐 페리 비행으로 차질없이 납품했다.
향후 예정된 이라크, 태국 납품 역시 고객 요구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사업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KAI는 현재까지 인니, 터키, 페루, 이라크, 태국에 기본훈련기 KT-1 계열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계열의 국산 항공기를 총 133대, 33억달러 규모의 수출 달성으로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T-50은 페루, 보츠와나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 활동을 펼치고 있고, KT-1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 추가 수출을 추진 중이다.
특히, 약 38조원에 이르는 1000대 규모의 미국 고등훈련기 시장 진입을 위해 수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3년까지 1000억원을 밑돌던 KAI의 수출액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서며 10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 전체 매출 중 60% 규모인 2조원의 수출을 전망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