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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조영제 금융연수원장 "해외진출, 글로벌 인재 양성이 먼저다"
"성과급제, 담당부서 중요도에 따라 급여 차등 둬야"
"인터넷은행·P2P대출 확대에 맞춰 준법·내부통제 관련 직무개발 강화해야"
2015-11-26 06:00:00 2015-11-26 09:08:24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개인 대 개인(P2P) 대출 확대 등에 맞춰 준법정신과 내부통제 관련 직무개발을 강화해야 한다."
 
조영제 한국금융연수원장(57)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금융 시장 환경이 바뀌더라도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질은 변함없을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전에 없던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등장하더라도, 금융의 근간이 되는 신뢰성은 직무개발을 통해 변함없이 지켜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금융연수원은 지난 1976년 개원한 이후 금융교육, 전문도서 보급, 자격인증제도 시행 등을 통해 금융사 직원들의 전문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인력을 양성해 왔다. 금융지식을 습득하고, 실무능력을 키워간 인력만 지난 39년 간 약 274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12일 금융연수원장에 취임한 조 원장은 글로벌금융 인재양성 과정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선진금융기법을 소개하고 학습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장교육을 강조하고 나선 것. 이는 조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수내용과 서비스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금융 인력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무개발과 함께 성과연동제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피크제는 숙련된 인력을 활용하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인력 운영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임금피크 대상자 가운데 고성과자는 우대하는 방식으로 임금피크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조 원장의 생각이다.
  
-최근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은행권에 성과관리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 업종 대비 급여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점과 성과연동성이 낮은 임금구조에 대한 지적이 많다. 저성과자에게 고임금을 지불하는 구조의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금융기관은 전통적으로 호봉제에 더해 직급별 수당을 지급하는 형태의 급여체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성과에 연동하는 급여체계는 약 10년 전부터 도입했다.
 
하지만 반영비율이 10~20%에 머물고 있으며 성과평가 방법도 개별 평가보다는 소속지점이나 부서단위로 평가가 이뤄져 개별평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저성과자에 대한 급여의 차등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담당부서의 중요도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주는 직무급제의 도입, 소속지점과 부서의 성과에 개인의 역량·성과를 연동하는 성과급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은행권은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추진과 P2P 대출 활성화 등 외부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새 도전자와 경쟁하기 위해 은행권 특히 직원들은 어떤 방향에 초점을 맞춰 직무개발을 해야 하나.
 
인터넷 전문은행과 P2P대출이 활성화 된다는 것은 고객들에 대한 금융서비스의 속도와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은행권은 고객의 요구에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응대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관련 업무에 대해 현재보다 정확한 지식과 처리능력 습득을 위한 직무개발이 요구된다고 본다.
 
또한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P2P대출 같은 경우 간단한 업무처리 절차로 인해 자칫 업무의 중요성을 간과해 소홀히 하거나 도덕적으로 해이해 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금융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질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욱 강화된 준법정신이나 내부통제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해당 분야에 대한 직무개발도 필수적이다.
 
 
조영제 한국금융연수원장. 사진/한국금융연수원
 
-국내 은행들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지화 전략도 중요하지만, 인재 양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은행권은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어느 부분을 가장 신경 써야할까.
 
첫 번째로 언어이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뒷받침돼야 한다. 두 번째는 선진금융기법을 익히는 일이다. 해외 유수의 선진금융기관들의 금융기법을 소개하고 이를 익히게 함으로써 각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금융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일이다. 안목과 네트워크는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입행원 시절부터 선진금융사례를 접하는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은행권의 글로벌금융 인재양성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도 글로벌금융 인재양성을 위한 과정을 현재 개발 중이다. 선진금융기법을 소개하고 학습함은 물론 해외 선진금융기관의 현장교육(OJT) 등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에서 글로벌 마인드 향상까지 은행권의 글로벌금융 인재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금융 인력의 고령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년 연장은 인건비 부담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성과관리 체계의 도입 취지를 살리려면, 금융 업무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활용할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한 생각은.
 
금융기관 직원들의 정년이 연장되면서, 금융 인력의 고령화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수 십 년간 쌓은 노하우를 보유한 숙련된 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정년을 만 60세로 확대하는 정년연장법 시행이 내년으로 다가옴에 따라, 회사는 인건비 상승에 대한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임금피크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금융 업무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숙련된 인력을 활용하면서도 인건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청년 신규 채용 등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성공적인 임금피크제 정착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로 정년은 늘어났는데 막상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무 개발과 함께 임금피크제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고성과자와 저성과자 간 임금에 차별을 두는 식의 성과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1사 1교' 금융교육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성인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금융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 청소년과 성인대상 금융교육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청소년에 대한 금융교육은 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체험과 흥미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훗날 성인이 돼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청소년들의 금융지식 함양이 이뤄져야 한다.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성인들 또한 낮은 금융지식이 문제다. 청소년과 달리 성인들의 금융교육은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성인은 실제 금융소비자이므로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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