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벼랑끝' 넥센, 홈에서 두산 꺾고 한숨 돌려
2015-10-13 22:12:24 2015-10-14 08:48:02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적진에서 진행된 두 경기를 다 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넥센이 집으로 돌아와 기사회생했다. 넥센의 이날 승리로 목동구장의 프로야구 경기도 수명을 조금 늘렸다.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는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에이스 밴헤켄의 호투와 타선의 잇따른 득점으로 2-5의 승리를 거뒀다.
 
2패를 당한 이후 1승을 올린 넥센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반면 이날 경기를 이길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했던 두산은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밴헤켄. 사진/뉴스1
 
◇밴헤켄의 호투에 전반 꽁꽁 막힌 두산 타자들
 
넥센의 첫 점수는 3회말 나왔다. 1사 이후 타석에 오른 서건창이 중견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규모의 커다란 홈런을 날렸다. 풀카운트 접전 끝네 7구째 높은 속구(130㎞)를 공략했던 것이 주효했다. 서건창의 친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다.
 
넥센은 다음 점수로 홈런으로 만들었다. 4회 2사 상황에 김하성이 중견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쳤다. 이 홈런 후 두산 선발 유희관은 박동원을 몸에 맞는 볼, 고종욱을 좌전안타, 서건창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유희관은 다만 다음 타자 윤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유희관이 5회 선두타자 박병호를 좌전안타로 내보내자 두산 벤치는 바로 유희관을 노경은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노경은도 두산에 점수를 내줬다. 박병호가 폭투로 2루로 진루한 상황에 유한준이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무사 1, 3루 득점 찬스를 엮었고, 김민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맞춰서 박병호가 끝내 홈을 밟게 됐다.
 
두산 타자들은 이날 넥센의 선발투수인 밴헤켄에게 막히며 좀처럼 2루로 향하지 못했다. 5회말 종료까지 2루를 밟은 두산의 선수는 없다. 밴헤켄은 상대 주자를 삼진, 견제사, 병살, 뜬공 유도 등으로 잡으며 5회까지 53구의 효율적인 투구를 진행했다.
 
유희관. 사진/뉴스1
 
◇'8회초 2득점' 두산, 뒷심 발휘
 
7회까지 넥센 선발 밴헤켄의 호투는 놀라웠다. 시간이 가며 체력이 떨어질 듯 했지만 오히려 상대 타선을 6~7회 연이어 삼자범퇴로 막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보였다. 지난 10~11일 준PO 1·2차전서 연신 넥센에 이긴 두산은 하루 휴식한 후 전혀 다른 팀이 된 느낌이었다.
 
잇단 밴헤켄의 호투 속에 넥센이 또 점수를 냈다. 이날 6회 2사 이후 마운드에 오른 두산 세 번째 투수 진야곱이 7회 2사 상황까지는 넥센 타선을 범타 처리했지만,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긴 때 탈이 났다. 박병호를 7구 풀카운트 접전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유한준의 우중간 2루타와 중견수 정수빈의 실책이 이어지며 1루의 박병호가 홈으로 달려 들어온 것이 시작이 됐다. 김민성의 좌선상 2루타가 터지며 유한준도 홈을 밟게 됐다. 넥센이 7회말 5-0으로 5점차 리드를 잡았다.
 
두산도 뒷심을 냈다. 8회 1사 이후로 민병헌의 볼넷과 상대 폭투 그리고 로메로의 좌선상 2루타를 엮어 점수를 냈다. 두산은 로메로를 발이 빠른 장민석으로 바꿔 추가 득점을 대비했고 적중했다. 2사 1, 2루 상황에 정수빈의 적시타로 장민석이 홈으로 들어온 것이다. 
 
조상우. 사진/뉴스1
 
◇조상우, 1차전과 달리 3차전은 호투
 
7회초 끝까지 탈삼진 8개를 곁들이며 77구만으로 호투했던 밴헤켄도 8회들어 지쳐갔다. 8회에만 30구를 던지고 2실점한 것이다. 이닝을 마친 것도 아니고 2사까지다. 바꿀 때가 됐다.
 
결국 넥센 벤치는 밴헤켄을 조상우로 바꿨다. 1차전에서 연이은 볼넷에 48구나 던지면서도 동점을 내줬던 투수다. 결국 조상우는 팀의 믿음에 허경민을 삼구삼진으로 잡으며 보답했다.
 
두산은 9회초의 마지막 기회를 통해 판세의 변화를 노렸다. 그렇지만 넥센 조상우가 1차전과 달리 호투를 했고 결국 넥센은 팀을 살리는 귀한 1승을 땄다. 어느 때보다도 귀한 1승이다.
 
이날 넥센의 승리는 선발 밴헤켄의 호투 공이 컸다. 벤헤켄은 8회 부진하긴 했지만 7회까지 호투로 두산 타선에 득점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이날 107구를 던지면서 '7.2이닝 5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2실점(2자책)'의 좋은 기록을 남겼고 위기에 빠졌단 팀을 구했다.
 
타선에서는 홈런 1개를 비롯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득점 1타점' 호투를 펼친 서건창이 돋보였다. 고종욱(4타수 2안타)과 유한준(4타수 2안타 1득점)은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했다.
 
반면 '최동원 상 수상자' 유희관은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3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에만 3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노련한 운영을 보였지만, 잇따라 터지는 넥센 타선의 홈런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팀의 준PO 첫 패전 멍에를 섰다.
 
14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목동구장)에서 열릴 준PO 4차전에 넥센은 지난 10일 오후 열린 준PO 1차전 선발인 양훈을 선발로 내세운다. 두산은 이현호를 선발 투수로 내보내 준PO 시리즈를 끝내려 한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