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이 글로벌 화학 메이저 사빅(SABIC)과 손잡고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공략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SK종합화학과 사빅의 합작법인인 SSNC는 7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넥슬렌 공장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연산 23만톤 규모의 고성능 폴리에틸렌(LLDPE)을 생산하는 이곳은 국내 자체 기술로 건설한 최초의 석유화학 공장이다.
이 공장에서는 폴리에틸렌과 함께 POE(Polyolefin Elastomer) 두 가지를 번갈아가며 생산하고 있다. 수출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유럽과 중국 등지에 공급한다.
‘넥슬렌(Nexlene)’은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SK 브랜드 명으로 고부가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매년 10% 넘게 성장하고 있으며 2013년 기준으로 다우, 엑슨모빌, 미쓰이 등 3개사가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준공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우디 왕자인 알 사우드 사빅 회장을 비롯해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유세프 알 벤얀 사빅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기현 울산시장, 고객사와 협력사 관계자 등 400여명도 함께 자리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앞으로 넥슬렌의 글로벌 사업거점을 확장하고 생산규모를 100만톤 이상으로 늘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SNC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공장, 미국에 제3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는데, 세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100만톤 생산이 가능해진다.
최 회장은 “폴리에틸렌 시장은 그동안 글로벌 메이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우리는 그러한 장벽을 뛰어넘고자 개발, 설계, 시공 전 과정에 걸쳐 넥슬렌을 우리 스스로의 기술로 만들었다”며 “높은 파도도 몰아칠 것이지만 두 회사의 파트너십으로 우리는 이를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알 사우드 사빅 회장은 “(넥슬렌 공장 준공은) SK와 같은 글로벌 선두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획기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을 도모하고자 하는 사빅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2011년 넥슬렌 공장에 착공해 지난해 1월 기계적 준공을 한 뒤 올해 7월 사빅과 50대 50 비율로 출자한 싱가폴 합작법인 SSNC를 출범시켰다. 최 회장이 2010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만난 사빅의 모하메드 알마디 부회장에게 합작을 제안하면서 협상의 물꼬를 트게 됐다.
사빅은 세계 2위 규모의 종합화학기업으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기타 첨단 열가소성 수지 등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사빅의 순이익은 233억리얄(62억달러), 매출은 1881억리얄(502억달러)이며,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 규모는 3400억리얄(907억달러)다.
울산 공장 준공을 계기로 넥슬렌의 글로벌 사업 거점을 확장하기 위한 양자간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 회장과 알 사우드 회장은 준공식 하루 전인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만나 향후 넥슬렌 사업 확대와 추가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지휘 아래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 온 4대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프로젝트가 모두 결실을 맺게 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시노펙, 일본 JX에너지, 스페인 렙솔과 손잡고 각각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국내·외 합작공장을 잇따라 출범시켜 상업가동 중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넥슬렌 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울산=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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