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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문성 가진 재능기부에 진정성 더한다면
정지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환경보건센터장
2015-10-08 06:00:00 2015-10-08 06:00:00
 기업의 목표 중 핵심은 단연 이익 창출이다. 이는 사회로부터 발생한다. 그렇기에 기업은 환원차원에서 이윤을 바탕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친다. 초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금전이나 제품 기부가 대부분이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 당장 눈 앞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시간이 흐르며 그 형태와 방식이 다양해졌다.
 
그중 최근에 가장 떠오르고 있는 것이 '재능기부'다. 특정 단체나 기업이 갖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역량을 마케팅이나 기술 개발에만 사용하지 않고 기부를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임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재능기부'는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기부형태라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부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각 기업이 가진 업의 특성에 맞춰 '재능기부'라는 새로운 시도로 사회를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일례로 건설 회사는 저소득층 가정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기 위해 집을 수리해주고, 디자인 회사는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간판 등을 제작해 주는 등 재능 기부 활동도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재능 기부가 더욱 더 빛을 발하려면 재능 기부가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진정성 있는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눈여겨볼만한 기업들의 활동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는 신념으로 7년에 걸쳐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김치유산균 제품을 개발했다. 확실한 기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국내 의료진과 임상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제품을 섭취한 아이들의 피부 증상이 꽤 호전됐다고 한다. 반가운 것은 제품 개발 후의 행보다.
 
지난해 말 CJ제일제당으로부터 우리 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환경 개선 작업에 동참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토피 피부염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다양한 후속 활동까지 진행한다고 하니 '아토피 피부염'이라는 사회적인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의 진정성을 진정 느낄 수 있었다.
 
가공식품이 주력제품인 한 기업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식품 연구·개발의 노하우를 적용해 아토피 피부염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점, 다른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오랜 시간 연구해 개발된 제품이라는 점, 나아가 제품 개발 이후에도 진정성을 잃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 등 이러한 사례가 진정한 재능기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가오는 연말을 맞아 기업에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이러한 활동을 통해 경제·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보면 정말 좋은 일이다. 활발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이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만큼, 활동을 통해 도움을 받는 이들이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특히 기업이 가진 전문성과 진정성을 통해 더 의미 있는 가치를 생산하는,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은 '재능기부'라면 더 좋겠다.
 
정지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환경보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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