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유일한 열대 지역인 하이난 섬은 국제적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만 406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인구 900만명 가운데 3분의 1이 관광산업으로 생계를 이어갈 정도다. 하지만 생필품 가격이 오르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류츠꾸이 중국 하이난성 인민정부 성장은 "지역 주민 생계를 해결하는 동시에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모든 섬 지역이 당면한 공통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고민이 섬과 섬을 이었다. 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섬 관광정책포럼(ITOP)에서 세계 10개국 대표단은 지역 주민의 소득을 높이는 정책을 주고받았다.
섬 지역에서 관광산업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이난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 5년간 하이난 관광객 수와 관광수입은 연평균으로 각각 12.5%, 18%씩 늘었다. 연관된 서비스업을 포함하면 관광산업은 지역 총생산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무커루이 하이난 정부 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관광산업이 지역 주민 소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진 않는다"며 "섬으로 외부 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에서 정부 역할이 없으면 부동산·물가 상승으로 지역 주민 소득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섬 지역마다 관광산업 성장의 과실을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려는 움직임이 이는 이유다.
하이난은 관광산업에 지역주민을 이익공동체로 참여시키는 통합 모델을 찾아냈다. 주민이 관광사업으로 개발되는 토지를 협동조합에 지분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다. 무커루이 부소장은 "단순히 보상에 끝나지 않고 주민이 주체로 참여하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적극성이 높아지고 수익도 창출된다"고 말했다.
타케하라 야스노부 일본 오키나와현 부국장은 "지역 특색을 살리고 주민 삶을 윤택하게 하는 정책이 관광산업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열쇠"라며 "지역 사업자 상품 개발 지원, 문화와 스포츠를 활용한 콘텐츠 창출 등으로 관광수입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의 지역 친화 전략도 성공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 농수축산품과 가공품 등 52개 품목을 '해울렛'이라는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서용건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해울렛 매출액은 2011년 1700만 달러(199억원)에서 지난해 4배가 증가한 7300만 달러를 달성했다"며 "중소기업 118개 업체 공동 브랜드인 '제주마씸'도 698품목으로 지난해 1억6000만 달러(18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했다.
제주관광공사의 재투자 사업도 주목받는다. 지난 2008년 지방공기업으로 설립된 제주관광공사는 제주항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내국인 면세점을 운영한다. 지난 7월에는 시내 외국인 면세점 특허권도 따냈다. 여기서 얻은 수익은 마케팅 등 제주도 관광사업에 쓰인다. 관광수입을 지역사회에 흐르게 하고, 주인의식도 높이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면세점 사업 진출은 우리나라 지방공기업 중 유일한 사례"라며 "제주관광공사의 경쟁력을 높아지면 제주 관광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고, 지역경제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원희룡 제주도지사(가운데)는 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섬 관광정책포럼에서 "제주관광공사가 면세점 경영으로 얻은 수익을 제주 관광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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