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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4년 반만에 줄었다
2분기 GNI 0.1%↓·GDP 0%대 지속 …장기 저성장 우려
2015-09-03 14:20:56 2015-09-03 14:20:56
◇한국은행 김영태 국민계정부장이 3일 서울 중구 명동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2015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민소득(GNI)이 전분기보다 0.1% 하락하면서 4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예상치 못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집계됐다.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7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0년 4분기(-1.9%) 이후 4년 반만에 처음이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우리 국민이 나라 안팎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은행은 저유가로 교역조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메르스와 가뭄 등으로 GDP 성장세가 둔화됐고, 외국에서 받은 이자 배당 등이 크게 줄면서 실질 GNI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질 GNI 증가율 추이를 보면 작년 1분기에 각각 1.0%를 기록한 후 4분기에 1.6%를 나타냈다. 이어 올 1분기에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 등으로 5년 3분기내 가장 높은 수준인 4.2%까지 올랐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 7월에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0.3%로, 5분기째 0%대 저성장 국면을 이어갔다.
 
업종별로 보면 가뭄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림어업의 생산이 전분기보다 12.2% 급감했다. 제조업은 자동차, 휴대전화 등이 늘면서 1.2% 성장했고, 건설업은 건물 건설이 늘었지만 토목건설이 줄면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줄었지만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 및 임대업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줄면서 0.2% 감소했지만 설비투자는 0.5% 늘었다. 특히 2분기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3%를 기록, 4분기째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GDP가 0%대 성장률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실질 GNI 감소세 소식이 전해지자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 국면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이번에 실질 국민소득 부진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수 소득이 줄어든 요인이 크다"면서도 "그동안 내수 회복 신호의 근거로 꼽혔던 GNI가 기대만큼 안 나오면서 확실하게 하반기 경기 회복을 이끌어 줄 재료가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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