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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화질 경쟁, 중국업체 추격 '비상'
2015-09-01 16:06:08 2015-09-01 16:06:31
중국 TV 제조사들의 추격이 매섭다.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를 바짝 뒤쫓으며 중저가 시장을 잠식한 데 이어 퀀텀닷 TV, OLED TV를 선보이며 화질 경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하이센스는 65인치 곡면 스마트 TV인 'ULED TV'를 북미시장에서 공개했다. 이 제품은 HDR(High Dynamic Range) 적용에 필요한 HDMI 2.0a와 UHD TV의 표준 색상인 BT.2020을 적용해 4K 블루레이에 대응하는 퀀텀닷 TV다. 3840x2160의 해상도와 120Hz의 재생률을 갖춘 것은 물론, 사람 눈의 곡면에 맞도록 화면에 만곡을 줘서 더욱 풍부한 깊이감과 조망각을 제공한다.
 
특히 UHD TV의 표준 색상인 BT.2020을 최적화해 일본 TV 제조사들과 같은 수준의 기술을 선보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도 먼저 구현한 것이다.
 
현재 일본 TV 제조사들은 하이센스처럼 HDMI 2.0a와 BT.2020을 적용해 상반기 말부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 HD TV의 표준 색상인 BT.709를 적용하고 있다.
 
통상 자국에서 신제품을 발표하던 것과 달리 글로벌 판매를 목표로 해외시장에서 신제품을 공개한 것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업체들은 차세대 TV로 여겨지는 OLED TV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4에서 OLED TV를 선보인 곳은 LG전자가 유일했지만,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세계 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는 스카이워스, 차홍 등 중국업체들도 OLED TV를 출품했다.
 
이달 4일부터 열리는 IFA2015에서도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콩카, 창홍 등 중국의 상위 4개 TV 업체들이 OLED TV를 공개할 전망이다.
 
4K 이후인 8K에 대한 기술공세도 거센 상황이다.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올해 10.5세대 투자를 전격 발표한 이후 8K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기술개발에 고삐를 당기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TV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연간 4500만~5000만대 규모로 특히 최근에는 프리미엄 TV 판매가 늘어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며 "올해 전체 판매 중 25~30% 이상이 프리미엄 TV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 TV시장에서 상위 5% 정도가 프리미엄 TV임을 감안하면 중국에는 글로벌 시장보다 더 큰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자국 물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중저가 시장을 잠식한 중국 TV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위안화 약세로 중국 TV 제조사들이 가격 이점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CES2015 하이센스(Hisense) 부스에 전시된 TV 제품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TV 시장 침체와 중국 업체들의 약진 등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글로벌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브랜드 프리미엄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주무기는 SUHD TV다. 유럽 기술인증기관인 디지털 유럽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가전협회에서도 인증을 받는 등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TV로 중국업체들을 상대한다. HDR을 적용한 올레드 TV도 공개했다.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사물들을 더욱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한층 생생한 화면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이점에 기술력을 더해 한국 업체들을 추격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북미 등에서는 여전히 삼성과 LG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한 상황인 만큼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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