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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혼란의 다른 이름은 기회
2015-08-27 06:00:00 2015-08-27 06:00:00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패닉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하며 달러 강세와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신흥시장의 자본 유출이 진행되고 8월 중순 중국의 갑작스런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로 확대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인상 전망과 달러 강세 현상은 이제 신흥국에 대한 우려를 넘어 지난 2008년 신용위기 이후 세계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G2 국가의 하나인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8월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신흥국 위기설에서 시작된 공포가 재 등장하고 확대되며 이제는 중국에 이어 선진국까지 확대되는 악순환을 지속하고 있다.
 
변동성 확대로 주요국 증시는 연초 상승분을 반납하고 이미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물론 현재의 글로벌 경제의 둔화가 2016년 '침체'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면 단기 급락은 깊어지고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만큼 과잉 생산과 소비가 존재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또 추가적으로 경기여건이 악화된다면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정책의 수정과 함께 위기탈출을 위한 글로벌 공조도 본격화 될 것이다. 결국 금융시장의 기대심리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는 아직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 전반에 걸쳐 하락에 대한 공포감이 팽배해있지만 과거를 복기해 보면 낮은 가격만큼 좋은 재료는 없었다. 물론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해 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향되고 있지만 이익하향 폭을 상회하는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밸류에이션 매력은 강화되고 있다. 실적우려에도 오히려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과 배당 수익률은 다시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리스크가 커지기는 했지만 주식시장의 매력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과거 국내 주식시장의 장기 지지선 역할을 하던 PBR 1배를 하회하고 시장금리를 감안한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차이는 8.3%p까지 확대되고 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과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주식의 저평가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지만 이러한 혼란은 한국 증시의 단기 바닥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주식시장 급락이 항상 주식비중 확대, 절호의 매수기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락에 대한 이유 등 추가적인 위험요인의 관리와 함께 기회요인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대응이 어려운 위기가 아닌 통제가 가능한 리스크로서의 관리가 필요하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기대수익 보다는 '위험관리'를 우선하고 추가적인 변동성이 확대될 때 경기여건과 기업실적을 반영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신뢰하며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는 대내적으로 한국 증시의 하락원인으로 기업들의 실적부진을 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하고, 현대차 등 완성차 기업의 실적 부진, 조선업종에서의 대규모 영업적자가 나오는 등 실적시즌을 ‘실망스런’ 혹은 ‘어닝 쇼크’ 수준으로 깎아 내렸다. 그러나 코스피 100 기업들의 실적 상황은 나쁘지 않다. 상반기를 기준하면 작년 대비 영업이익은 11.7% 증가했다. 오히려 과거 IT와 자동차 업종에 지나치게 편중되었던 이익 밸런스를 되찾았다는데 의미를 둘 수도 있다.
 
더욱이 하반기 실적개선 가능성도 높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되고 있지만 긍정적인 요인들을 왜곡할 필요는 없다. 물론 현재의 3분기 예상 순이익 27조5000억원은 하향조정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 3분기 16조1000억원, 4분기 12조2000억원을 상회할 가능성은 큰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기를 거쳐 점차 안정된다면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적정가치를 훼손시키는 커다란 악재가 제한적이라면 현재의 주식시장 급락은 혼란의 확대 가능성 보다는 기회로 볼 수 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 투자가들은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되며 시장의 변동성 위험을 예상하기 힘들 때는 아무래도 현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공조 등으로 시장 변동성의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 오히려 역발상 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의 혼란이 위기의 시작이 아닌 통제할 수 있는 리스크의 영역이라면, 그리고 다가오는 위험이 적절한 정책과 투자판단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걱정과는 달리 현재 혼란의 시기는 새로운 기회 요인일 수 있다.
 
혼란이 시기 존 템플턴의 투자격언을 떠 올리는 건 어떨까? "주식을 사야할 때는 비관론이 극도에 달했을 때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 안에서 새로운 투자대안을 생각해 볼 때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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