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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OLED, 선택이 아닌 필수
2015-08-25 14:47:34 2015-08-25 14:47:38
한국 디스플레이 사업이 서서히 하향길로 접어들고 있다. 일본 디스플레이 사업을 꺾고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세트 가격 하락에 의해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 전자 산업과 디스플레이 산업이 일본의 전철을 밟기 시작했다.
 
전자 왕국으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에는 소니와 파나소닉, 히타치등 다수의 일본 전자 업체들이 전세계 가전 시장을 좌지우지하였으나,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기기의 컨버전스를 주도한 애플과 변화에 빠른 삼성전자에 의해 소형 가전제품 시장은 이들 두 업체가 전세계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게 되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확보한 브랜드 가치로서 LG전자와 함께 TV 시장을 주도하며 세계 최대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매출 구조는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전자 왕국이었던 일본 디스플레이 기업은 현재 샤프와 JDI 2개사만 남아있다. 그나마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의 디스플레이 사업이 적자 경영이 지속되자 일본 정부 주도로 JDI를 신설하며 합병 시켰기 때문이다. 일본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된 것은 무엇보다도 일본 세트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성패는 주요 세트 업체 확보 여부와 패널 가격 경쟁력에 좌우된다. 일본이 가전 왕국의 지위를 유지하던 시절에는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패널 가격으로 시장을 개척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을 때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의해 매출이 신장했다.
 
한국 전자산업과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13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전세계 스마트폰과 TV 시장의 약 40%를 소화하며 급성장하자 중국 세트 업체와 부품업체들 역시 고속 성장기를 맞이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샤오미와 화웨이등 중국 토종 전자 업체들은 자국의 거대 시장을 차지하던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한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들 업체들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이들 전자 업체들의 자국내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입어 사업에서도 탄력을 받고 있으며, 이 성장세는 곧 투자로 직결되어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익성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더욱이 TV 영역에서는 중국 가전 기업들의 출시에 따라 화질은 좋으나 가격이 낮은 저가형 제품이 주요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중국 기업들은 짝퉁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아니다.
 
한국 전자 산업과 디스플레이 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애플이 개발한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 또는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 요소는 아직 한국 기업들에게는 무리한 요구이다.
 
남은 길은 단 하나 중국 기업들이 만들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이다. 이제 더 이상 LCD로서는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없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OLED로서 승부할 수 밖에 없다.
 
한국 전자 산업과 디스플레이 산업이 일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아직은 LCD'라는 안일한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를 좀 더 직시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지속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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