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0만원 안팎이었던 전작 노트시리즈의 출고가와 달리 이번 갤럭시노트5는 80만원대를 책정하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지난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탓에 신제품 특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갤럭시노트5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32GB)와 갤럭시S6 엣지플러스(32GB)의 출고가를 각각 89만9800원과 93만9400원으로 책정했다.
갤럭시노트5의 출고가는 기존 노트시리즈보다 대폭 낮아진 가격이다. 갤럭시노트2, 3의 경우 출고가는 100만원을 넘었으며, 전작인 갤럭시노트4도 95만원대의 출고가로 출시됐다.
갤럭시S6 엣지플러스의 경우도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6 엣지보다 출고가가 낮게 책정됐다. 화면이 커지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음에도 10만원 가량 출고가를 낮춘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낮춘 이유는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국내 판매량에 제동이 걸린 탓으로 풀이된다. 단통법은 단말기 보조금에 상한선(최고 33만원)을 정하고 기기별로 지원 금액을 투명하게 공시하자는 취지로 지난 10월에 시행됐다. 단통법 시행으로 불법 보조금 등의 지급이 어렵게 되면서 고가 프리위엄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6시리즈가 대표적인 경우다. 기술혁신을 이뤄낸 제품이라고 자신했지만 출시 초기 지원금이 8만~12만원에 불과하면서 수요가 기대에 못미치자 일주일 만에 최대치에 육박하는 액수로 지원금을 상향조정했다. 출시 3개월이 지난 뒤에는 출고 가격도 인하했다.
이번 신규 단말 출시로 침체된 이통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통법 이후 소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등돌리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폰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영등포에 위치한 한 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1~2년 전까지만 해도 신제품 출시전에 제품을 예약하는 고객도 많았고, 출시 당일에 판매되는 휴대폰도 상당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단통법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지원폭이 제한되면서 기대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단통법 시행 전인 2014년 1~9월과 2014년 10월~2015년 3월 사이 가격(출고가)대별 스마트폰 판매량 추이를 비교한 결과, 8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은 83%에서 52%로 줄었고, 저가(37만9500원 미만) 스마트폰은 6%에서 18%로 크게 늘었다.
때문에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도 프리미엄에 비해 마진율이 낮지만 수요가 높은 저가 모델을 내놓으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다양한 라인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스펙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성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 않은 중저가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며 "여기에 통신사들이 저가 제품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보조금을 주면서 중저가 라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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