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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전설이 됐다···'7번째 그랜드슬램'
브리티시 오픈서 역전 우승···다음 목표는 '슈퍼슬램'
2015-08-03 11:53:39 2015-08-03 11:53:39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박인비는 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파72·6410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달러)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로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4라운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9언더파를 적어낸 2위 고진영(20·넵스)을 3타 차이로 누르고 우승상금 45만달러를 손에 넣었다.
 
이로써 박인비는 역대 7번째로 LPGA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아시아 최초 기록이기도 하다. 앞서 US 여자오픈(2008년)을 시작으로 ANA 인스퍼레이션·위민스 PGA 챔피언십·US 여자오픈(이상 2013년) 우승을 차지했다.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4개 우승트로피를 모두 거머쥐게 됐다.
 
6명의 골프황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 캐리 웹(2001년), 애니카 소렌스탐(2003년)만이 이 기록에 도달했다. 박인비(27세 21일)는 미키 라이트(26세 8개월 1일)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어린 나이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박인비가 리코 위민스 브리티스 오픈 우승 후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기하지 않은 덕에 역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13번 홀까지 1위를 질주 중인 고진영에게 3타 차이로 뒤졌다. 하지만 파5 14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역전 우승의 서막을 예고했다. 고진영이 13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박인비에게 기회가 왔다. 파4 16번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박인비는 버디를 적어내 단독 선두로 나간 반면 고진영은 더블보기로 미끄러졌다.
 
박인비는 LPGA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인생 최고의 하루다. 몇 차례 실수했지만 후반의 9개 홀에서는 (경기력을) 잘 유지했다"며 "운도 조금 따랐다. 골프의 신이 내 편에 있었다"고 감격을 전했다.
 
LPGA 공식 홈페이지도 "박인비는 전설이 됐다. 가장 놀라운 통계는 최근 메이저 대회 기록이다. 최근 14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6개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그의 활약상을 요약했다. 박인비의 최근 메이저 대회 우승 확률은 42.9%에 이른다.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뭘까. 최초 '슈퍼슬램' 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 LPGA 체제에서 메이저 대회는 5개다. 박인비가 오는 9월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5개 우승트로피를 모두 수집하는 '슈퍼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케리 웹만이 5개의 우승트로피를 모두 손에 넣었지만 에비앙 챔피언십 대회가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기 전이었다.
 
한편 박인비의 우승으로 '태극낭자'들은 올 시즌 LPGA에서 역대 최다인 12승을 합작했다. 앞서 2006년과 2009년 기록한 한 시즌 최다인 11승을 넘어서게 됐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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