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이 휴대폰과 TV 부문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예상치를 크게 밑돈 가운데 증권사들이 주가의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올해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은 13조9257억원, 영업이익은 2441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6%, 영업이익은 59.6%나 감소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냉장고·에어컨 등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은 29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부문에서는 야심차게 G4를 출시했지만 애플, 삼성전자 등 경쟁사 제품에 밀리면서 영업이익이 2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4월 6만34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실적우려로 29일 4만3800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어닝쇼크 충격으로 전날보다 6.74% 하락한 4만85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당수 증권사들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메리츠종금증권은 6만20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HMC투자증권은 5만8000원에서 5만2000원, 키움증권은 8만원에서 7만원, NH투자증권은 6만3000원에서 5만5000원, KTB투자증권은 5만7000원에서 4만8000원, 유안타증권은 5만2000원에서 4만8000원, 하나대투증권은 6만8000원에서 6만2000원, 삼성증권은 6만원에서 4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가전 부문의 경우 하반기에 에어컨 매출이 감소하면서 보통 2분기에 비해 3분기 실적이 낮다”며 “TV와 스마트폰의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주가는 추가적인 기간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TV 부문은 신흥시장에서 환율약세가 지속되면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3분기말 G4의 후속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현재 LG전자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지면서 저평가 상태여서 상승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6배이며, 주가도 2003년 이후 가장 낮을 정도로 저평가가 됐다”면서 “LG전자의 실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글로벌 3위권의 시장 지위 등을 감안하면 극단적인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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