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대우조선 주가 '반토막', 주주가치 훼손
2015-08-05 07:00:00 2015-08-05 07:00:00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정성립 사장이 손실 사실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지난 6월25일 1만4400원에서 2분기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29일 7550원까지 추락한 뒤 하향세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증권시장이다. 지난달 25일 손실 발표 뒤 주가는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성립호가 공식 출범한 지난달 1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누적순매수 금액은 714억원이었으나, 기관투자자는 788억원 팔았다. 29일 현재까지 이들의 투자 성향은 바뀌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은 1372억원어치나 순매수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이 기간 1848억원이나 순매도해 손실을 줄이고 있다.
 
예고된 대규모 손실은 사실이 됐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조6564억원, 영업손실 3조318억원, 당긴순손실 2조48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실적 발표 이후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문용권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약세와 하반기 선박 발주 약세로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대규모 손실을 이번에 반영한 탓에 향후 공격적인 수주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공적자금도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2조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산은과 2대 주주인 금융위원회(12.2%)가 실사를 통해 잠재 부실을 일괄적으로 반영하고 정상화에 필요한 유동성 지원에 나설 전망"이라며 "최소 2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조 단위 손실로 회사의 주가는 폭락했고 그에 따른 손실은 고스란히 주주들의 몫이 되었으며, 나아가 산은의 증자지원 등을 통해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금융감독원은 시장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문제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회사를 파산시킬 것이 아니라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산은을 통해 지원이 이뤄지게 되는데, 이 경우 규모와 적정성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실사 이후에 결정될 사안'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산은 관계자는 "실사 이후, 그 결과에 맞는 처방을 할 것"이라며 "가벼운 구조조정으로 끝날 수도 있고, 증자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은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이 회사 옥포조선소가 있는 거제시와 인근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와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관련 종업원 수는 4만명에 달한다. 직영 1만3700여명, 협력사는 2만6300여명이다. 거제시 인구 24만여명의 16%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중 1000명가량을 제외하고는 모두 거제시에서 일하고 있다. 김종천 거제시 해양조선관광국장은 "거제시 지역경제에서 조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한다"며 "일부 구조조정이 있더라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지역 민심 또한 이번 대규모 부실 사태와 관련 언론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흔들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국장은 "지역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정도로 변화를 느끼고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시에서도 이 회사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구조조정은 산업은행의 실사 이후 직영 인력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안 좋다고 해서 협력사 인원을 갑자기 줄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 분기에 반영되는 실적은 지난 2011년부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수주잔량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거리가 남아 있는 한 인력 감소는 없다는 얘기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