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대법관 후보 천거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천거결과를 공개하고 심사 대상자에 대한 의견수렴절차에 나섰지만 갈길이 멀어 보인다.
대법원은 오는 9월16일 퇴임하는 민일영 대법관(60·사법연수원 10기) 후임 예비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수렴절차를 진행한 결과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심사 대상자에 27명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으나 의견서를 제출한 사람은 절반이 조금 넘는 15명에 대한 의견서 51개가 접수됐을 뿐이다. 이 중 5개는 단체가, 나머지 46개는 개인이 제출했다. 나머지 12명에 대해서는 의견 조차 접수가 안됐다.
대법원은 "의견서 중 다수는 심사대상자와 개인적 친분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 의한 제출"이라고 밝혔다.
개인적 친분에 의한 지지표명 차원의 의견제출 보다는 구체적 사실과 자료에 기초한 대법관으로서의 자격유무에 관한 실질적 의견을 수렴한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피천거 인원에 비해 심사동의자가 확연히 줄어든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번에 대법관 예비 후보자로 천거된 사람은 총 42명으로 법관 32명, 변호사와 학자 등 비법관이 10명이었다.
그러나 심사에 동의한 사람은 법관 22명, 변호사 5명으로 총 27명이다. 피천거인 10명 중 6명만 심사에 동의한 셈이다. 특히 현직법관이 아닌 피천거인은 변호사와 교수 등 10명에 불과했으나 그나마 절반인 변호사 5명만 심사에 동의했을 뿐이다.
대법원은 "최초로 심사대상자 명단 공개와 의견수렴절차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대법관 제청과 관련된 국민적 관심이 부족하고,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절차가 끝남에 따라 대법관 임명제청에 대한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심사대상자들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뒤 8월 초순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예정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모습.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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