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독수리가 날까, 비룡이 도약할까.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가 포스트시즌 티켓을 두고 후반기 맞붙는다. 과거 'SK 왕조'를 구축했던 김성근 한화 감독과 김용희 SK 감독의 지략대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후반기 KBO리그 최대 화두다.
사상 첫 10구단 체제를 맞은 KBO리그는 바뀐 규정에 따라 상위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지난주 후반기가 재개된 가운데 한화와 SK의 행보가 주목된다. 27일 기준 반 경기 차이로 한화(46승 43패)가 5위, SK가(43승 41패 2무)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4팀이 고른 전력을 유지한 가운데 남은 티켓 한 장을 두고 한화와 SK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3년 동안 꼴찌를 독차지했던 한화는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올 시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가장 큰 변화는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 영입이다. 프리에이전트(FA) 권혁과 배영수, 송은범을 영입해 전력 보강에도 힘을 썼다. '마리한화'로 불릴 만큼 중독성 있는 야구로 5위까지 도약했다. 올 시즌 최다 역전승 구단이다. 마지막 남은 변화는 가을야구를 위한 성적이다. 2007년이 가장 최근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해다.
◇지난달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김용희 감독이 9회말 투수와 포수, 내야수들을 모아 작전을 짜고 있다. SK는 후반기 한화와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News1)
SK도 한화 못지 않게 절박하다. 지난 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최근 2년 주춤하다.
김성근 감독을 넘어설 수 있느냐는 문제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은 2007년부터 2011년 중도 사퇴하기 전까지 'SK 왕조'를 구축했다. 4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회 우승, 1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놓은 이래 2012년 준우승 이후 2년 연속 가을야구를 맛보지 못했다.
두 감독의 엇갈리는 팀 운용법도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 김성근 감독은 '벌떼야구'로 많은 투수를 경기에 투입한다. 경기당 4.89명의 투수를 활용해 압도적인 1위다. 반면 SK는 4.17명의 투수만 등판시킨다.
전반기를 살펴보면 김성근 감독은 매 경기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선수기용에 나섰다. 선발투수 안영명이 일주일에 3차례 등판하는 경우도 있었다. 필승조 권혁은 80.2이닝을 던져 선발투수에 버금가는 공을 던졌다.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적극 활용했다.
반면 김용희 감독은 문광은과 전유수, 윤길현, 정우람으로 짜인 필승조를 중용하면서도 연투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했다. 정우람이 이틀 연투했다면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는 3일 연투는 자제하는 식이다.
◇한화는 지난달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8-3 역전승을 거뒀다. 김성근 감독이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News1)
야구인들은 "후반기 SK 행보에 주목된다"고 입을 모은다. 올 시즌 SK는 우승후보라고 평가받았다. 6위에 머물러 있지만 승부처에서 치고 나갈 힘을 갖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김용희 감독은 전반기 무리한 운용을 하지 않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2위로 뒷문이 가장 안정돼 있다. 한화와 SK의 후반기 쟁투가 궁금하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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