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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에 에너지 기업들 잇따른 투자 보류
"저유가 대응해 자금 아끼려 투자 취소"
2015-07-27 14:19:28 2015-07-27 14:19:28
국제유가가 추락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잇따라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를 인용해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지난해 여름 이후 유가 급락으로 인해 보류한 대형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46건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로 개발 가능한 석유와 천연가스는 무려 200억배럴에 이르는데 이는 멕시코의 총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과도 맞먹는다.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한 회사들은 영국의 BP, 로얄더치셀, 노르웨이의 스타토일, 미국의 쉐브론, 우드사이드 페트롤리엄 등이다. 
 
사업 지역별로는 캐나다에서 56억배럴의 개발이 보류돼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에너지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것은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수익이 줄어드는 기업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특히 수익이 줄어든 에너지 업체들이 배당금 확보를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필수라고 FT는 덧붙였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기업들이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드맥킨지는 보고서에서 "에너지 업계들이 최종 투자 결정 단계에서 투자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며 "(투자를 취소하는 것이) 저유가에 대응해 자금을 아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올해 안에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승인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이후 급락세를 보여온 국제유가는 3월부터 반등하나 싶더니 최근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런던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5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 초 5개월 만에 고점을 회복한 후 다시 20% 가량 추락한 것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최근 50달러선이 붕괴된 후 다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미국 내 원유 공급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8.2로 1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아울러 베이커 휴즈사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시추기 수가 전주보다 21기 증가한 659기를 기록하며 공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렸다. 
 
이와 함께 최근 이란의 핵협상이 타결된 것 역시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감을 키운다. 이란이 그동안 비축해놨던 원유 3000만배럴을 시장에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기업들의 투자가 보류되면서 에너지 관련 기업들 실적 전망도 어둡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 가운데 187개의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4% 급감했고 매출 역시 38.2%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추이(자료=investing.com)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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