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입니다. 휴가계획들은 잘 세우고 계신가요? 바쁜 일정과 잡다한 사정 때문에 휴가 가기 힘든 처지인 분들도 아마 많으시겠지요. 그럴 때는 여행책 한 권 읽으며 마음을 달래시는 게 어떨까요? 맛집과 멋집을 소개하는 빤한 여행책 대신, 쉽게 떠나기 힘든 여행을 실행에 옮긴 이들이 쓴 그런 여행책을 골라 보는 겁니다. 영감을 주는 여행책과 함께라면 휴가 없는 지루한 여름도 앞으로 더 좋은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독특한 여행자들이 쓴 책 한 권을 소개할까 합니다. 프랑스의 프로방스 엑상프로방스에서 한국의 경남 밀양까지, 11개국 약 8000km를 자전거로 여행한 부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인데요. 프랑스 남자 브놔와 한국 여자 김미영이 그 주인공입니다. 생각만 해도 부러운 이들의 여행기가 담긴 책 <332일 자전거 여행(김미영 지음, 생각을 담는 집 펴냄)> 속으로 잠시 들어가 봅시다.
◇자전거로 떠나는 세계여행
이들은 허니문 여행을 대신해 332일 간의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이란, 동남아시아, 중국,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까지 332일 동안 자전거로 이동한 것인데요. 남편이 5년 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이 부부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고 하네요.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은 별밤의 야외취침 이야기는 호기심과 부러움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여행의 묘미인 사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젊은 시절 자신들도 자전거 여행을 했다며 친절을 베푼 프랑스 노부부 이야기, 인심이 후했던 그리스인들에 대한 이야기 등 여행을 하지 않아도 그곳 사람들의 성향을 간접체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과 그림들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한국화를 전공한 미술학도답게 김미영씨는 여행지에서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남겼는데요.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가면서 드로잉 기법이나 색채감이 달라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자전거 여행에 꼭 필요한 정보가 잘 정리돼 있어 유용합니다. 아내 김미영씨는 사고일지, 비자 발급 국가까지 꼼꼼이 기록해뒀고 내용을 책에도 옮겼는데요. 각자가 탄 자전거 모델명부터 자전거 부품 판매 사이트, 추천할 만한 캠핑용품에 이르기까지 범상치 않은 여행 정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심지어 로밍하지 않는 여행자를 위해 각 나라의 심카드 정보까지 수록해뒀습니다.
다만 신혼부부이기 때문일까요, 전체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사적인 분위기로 흐르니 참고하시길. 일기 같은 여행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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