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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그리스에 중국까지 불안한 투자자 '갈팡질팡'
2015-07-07 13:33:06 2015-07-20 15:28:34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중국버블 붕괴 우려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부화뇌동하지 않고 냉정하게 시장을 판단해야 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하반기 주요 변수인 그리스와 중국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그렉시트 파장 크지 않을것
그리스 이슈는 해묵은 악재였던 만큼 증권가에서는 그리스 투표 결과에 대해 나올 것이 나왔다는 반응이 많다. 투표 이튿날 FTSE 유로퍼스트 300지수는 장초반 급락세를 보였지만 1.2% 하락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특히, 그리스 정세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주변국의 국채 스프레드 역시 10베이시스포인트(bp)정도로 크지 않았다. 그리스 정부가 시장 압박용으로 국민 투표를 자주 언급했던 만큼 실제 결과가 나오자 오히려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는 진단이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의 멀티자산 부문 공동책임자 폴 오코너는 "금융시장 반응은 대체로 억제돼 있었다"며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지만 유로 지역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유로 지역 채무위기가 다른 국가로 파급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그리스 부채를 공공기관으로 옮기는 등 각국 은행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있지만, 지금이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유럽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 전망은 오히려 밝을 것이란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이 필요하다면 그리스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향후 6개월 뒤 주변국의 부도 위험이 줄고 유로 지역 주가가 다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 지역 투자그룹 데비아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나이젤 그린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일시적 변동은 매수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코너스스톤 웰스 매니지먼트의 앨런 스크레인카 최고투자책임자(CIO)도 “투자자들이 다음 협상 결과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며 “그리스 여파가 유럽이나 미국으로 도미노처럼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리스보다 무서운 중국의 조정 
그리스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곳은 중국이다. 몇 주 전만해도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지만 이제는 바닥을 예측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는 최근 3주간 24% 이상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3조2000억달러가 사라졌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1분에 약 10억달러씩 날아간 셈이다.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민간 증권사 주도의 시장 안정기금 1200억 위안 조성, 양로보험기금 30% 주식투자 조기 허용, 평준기금 운영, 등 증시부양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약발은 없었다. 다만, 신규기업공개(IPO)를 중단한다는 소식 이후 6일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해 50상장지수펀드(ETF)로 40억1000만달러가 몰리며 6.5% 상승했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스와 달리 중국은 정부가 엄청난 지원책을 내놓는데도 전문가들의 전망이 밝지 않다. 조정이 가파르지만 지금 접근하기엔 꺼림칙한 변수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면서도 " 불투명한 회계구조, 정부주도의 대책 남발, 거품투자, 애국경제 등은 꺼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 조정 외국인 공매도 탓?
이번 증시 조정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와 관영통신은 공매도와 외국인투자자를 하락을 주도하는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증권 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주 악의적인 공매도를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세 급락을 주도하는 일부 세력에게 던진 경고 메시지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데이터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의 매도 포지션, 즉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자금은 지난 2일 기준 19억5000만위안으로 중국 주식 전체 시가총액의 0.03% 미만에 불과하다. 게다가 하락을 예상하는 매도 포지션은 지난달 12일 이후 포지션 절반 이상을 해소했다. 오히려 중국내 해외펀드매니저의 보유비율은 3%에 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급락은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고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상하이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의 연간이익증가비율은 1년 전에 7%였던 것이 지금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의 12개월 PER(주가수익비율)은 19배로 다른 신흥시장 14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소규모 기업이나 투기적인 기업이 많은 심천증시 A주는 39배에 달한다. 로이터통신은 칼럼을 통해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많은 분석지표가 추가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며 "2007년 주가 버블도 이런 식으로 막을 내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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