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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퇴직연금, 투자자산 70%로 확대…수익률을 높여라
주식형펀드 등 투자확대 기대…금융상품 선택 중요성 커져
2015-07-06 14:14:49 2015-07-06 14:14:51
퇴직연금시장이 또 한차례 꿈틀거리고 있다. 이달부터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퇴직연금) 퇴직연금 원금비보장 자산 투자한도가 DB(확정급여형)와 동일하게 기존 40%에서 70%로 상향돼 가입자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해졌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덩치를 키우며 지난해 말 적립금이 100조원을 돌파, 제도를 도입한 지 9년 만에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퇴직연금 자산운용이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자산관리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저금리 고착화로 인한 위험자산 비중확대가 이뤄지고 있고, 최근의 세제혜택을 감안할 경우 주식시장도 수요가 개선돼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7월, 투자자산 편입 비중 70%로 높아져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발표한 '퇴직연금시장 발전을 위한 자산운용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DC, IRP형 퇴직연금의 원금비보장 자산 총투자한도가 70%로 확대된 점은 가입자와 금융투자시장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물론 비상장 주식, 부적격등급 채권, 파생상품형 펀드, 고위험 파생결합증권은 투자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들을 제외한 원리금 비보장자산에는 투자할 수 있다.
 
개별 원리금 비보장자산의 투자한도 역시 없어졌다. 기존에는 원리금을 보장하지 않는 자산별로 별도의 투자한도가 있었다. 예를 들어 DB형은 주식 30%, 채권(적격) 100%, 펀드 50% 등의 규제가 있었는데, 이제는 적립금 중 70%까지는 원금 비보장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규정만 지키면 된다.
 
우리나라는 퇴직급여를 연금화하지 않고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95%에 달하며, 92%는 원금보장상품으로만 퇴직연금을 운용한 데 머물렀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107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이중 DB형이 74조5000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DC형은 24조3000억원(22.6%), IRP는 8조9000억원(8.2%)을 각각 차지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현재 107조원에서 10년 뒤인 2024년 430조원으로 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DC형이 빠르게 성장해 2019년이면 DB형 규모를 추월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주식형펀드, 수급 개선 기대
 
이러한 퇴직연금 운용제도로 인해 하반기 증시 분위기도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다. 주식형 펀드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차적으로 주식형펀드 수요 증가, 증시 수급개선, 주식투자 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펀드로 자금유입도 꾸준하다. 연초 이후에만 1조6950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됐고,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은 이 기간 4.8%를 기록했다. 최근 1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5.7%, 12.1%를 달성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안정성을 추구하는 연금을 적극적인 투자상품에 운용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북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노후대비 전략이 아직까지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배당과 이익이 확실한 회사로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준 연구원은 "퇴직연금 투자전략은 기업이익과 배당이 매년 늘어나는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고, 이런 기업은 성장세가 안정적이어서 퇴직연금 투자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확인하는 지표로는 배당성향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꼽힌다. 김 연구원은 "저금리 환경으로 무위험자산의 기대수익률이 극히 낮아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당수익 확보가 퇴직연금의 자산 유지에 중요하다"며 "더불어 배당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도 중요한 변수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사용자(회사)는 매년 1회 이상 가입자에게 제도 운영상황 등을 교육해야 하지만, 참여율과 만족도는 낮은 형편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투자를 하려면 자신의 재정상황과 선호를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금융상품을 선택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시장 확장 마케팅도 치열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상반기 증권가에서는 IRP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이어졌다. 금융투자상품 운용에 있어 은행권보다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신(新)퇴직연금시스템'을 올해 가입자별 맞춤형보고서를 제공하는 등 자산관리컨설팅에 나섰다. 또 은행권 최초로 DC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해 사업자 단위로 관리가 이루어지는 기존 관리에서 벗어나 가입자별 거래지점을 전담 관리점으로 매칭하는 가입자 1대1 전담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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