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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모바일 대출 등장···코너 몰린 저축은행
"저축은행에 중금리대출 활로 열어줬지만 시기놓쳐"
2015-07-05 12:00:00 2015-07-05 12:00:00
KB금융지주 계열인 KB저축은행이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출시한 ‘KB착한대출’ 앱. 사진/KB저축은행
 
은행들이 속속 10%대 중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저축은행과 '중금리·중수익' 시장에서 격돌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추진한 '저축은행 활성화 방안' 등에도 머뭇거리던 저축은행들은 자칫하다간 은행에 시장을 뺏길 판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KB금융지주 등은 모바일 앱과 계열 저축은행을 이용한 중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요구한 은행의 중금리 상품 영업을 처음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은행들은 창구가 아닌 모바일 앱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변곡점은 우리은행이 연 5.9∼9.7% 금리로 최대 1000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위비뱅크’가 한달여만에 120억원을 판매고를 올리면서다. 이후 시중은행들은 5~7등급 저신용자를 겨냥한 중금리상품을 출시하며 저축은행의 고유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지난 2일엔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저축은행도 ‘KB착한대출’ 앱을 선보이며 회원가입 없이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한 본인확인만으로 연 19.9% 대출상품을 내놓았다.
 
그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고객기반 자체가 달라 영업현장에서 경쟁할 일은 거의 없었다.
 
저축은행은 은행의 중금리 시장 진출을 경계하는 등 위기감은 있지만 은행의 중금리대출 공략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이란 예측도 적지않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금리로 은행들이 2금융권 고객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도 "지난 2012년에도 신한은행이 동부·한신 저축은행과 연계영업을 하려다 전산시스템 구축 비용을 놓고 줄다리기하다 결국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저축은행에 중금리 대출시장 진출의 기회를 줬지만 머뭇거리며 시기를 놓친 셈"이라며 저축은행들이 자초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상품과 저축은행의 고객층이 겹치는 신용 5~7등급은 전체의 58.5%에 달한다"며 "저신용층 공략을 위해 1금융권과 같은 조건으로 중금리대출을 시행하기 쉽지 않을텐데 시기를 더 늦춰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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