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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조성진 측, '세탁기 파손 혐의' 조목조목 반박
조성진 "성실하게 잘 소명해준 것 같다"
2015-07-03 12:09:19 2015-07-03 15:40:09
독일 가전박람회(IFA) 개막 직전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성진(59) LG전자 사장 측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윤승은) 심리로 3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조 사장 측은 PPT를 통해 해당 세탁기의 구조를 자세히 설명하고 당시 CCTV를 보여주면서 조 사장의 행동이 손괴가 아니며 세탁기가 손괴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통돌이가 아닌 드럼 세탁기는 원래 도어후크와 레치홀이 부딪히면서 어느 정도 힘을 가해서 닫도록 되어있다"면서 "정상 세탁기로 실험해도 마찬가지로 닫히지 않는데 마치 해당 세탁기에 무슨 이상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삼성의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는 원래 '이중힌지'가 특징이라서 내부의 유격 때문에 경첩이 어느 정도 흔들리는 게 정상"이라면서 실험 영상을 틀기도 했다.
 
또 "세탁기에 문제가 있었다면 바로 전시품을 교체해야 정상일텐데 사건이 발생한 뒤 9일 동안 그대로 전시장에 뒀다"면서 "이후 삼성이 현지 법인에서 보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또 "LG 전자 사장이 직접 나서서 CCTV도 가리지 않고 삼성 측 직원들이 보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세탁기를 고의로 부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합의가 됐음에도 기소된 것에 대해 진행해야 해서 저희로서도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밝혀야한다"면서 "조성진 사장은 재범하지 않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조한기 세탁기연구소장(상무)은 합의가 됐기 때문에 공소권없음 처분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그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추후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조 사장 등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개막 직전 베를린 시내 가전 양판점에서 삼성전자의 크리스탈블루 세탁기 3대의 도어 힌지(경첩) 부분을 고의로 파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다음 공판은 오는 21일 비공개 검증기일로 진행된다. 문제의 세탁기가 보관된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소 대상인 파손된 세탁기 3대와 비교 대상이 될 정상적인 세탁기, 또 파손됐으나 파손자를 알 수 없는 세탁기까지 재판부는 모두 검증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공판이 끝난 후 법정을 나가면서 "오늘 변론한 내용에 대해 만족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차분한 목소리로 "(변호인이)성실하게 잘 소명해준 것 같다"고 답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성진 LG전자 사장 /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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