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3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발생하고 있어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짙어지고 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86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흑자규모는 전월(81억4000만달러)보다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02억4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한은이 전망한 경상수지 사상 최대치인 96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39개월째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1986년 6월부터 38개월 동안 이어졌던 최장 흑자기간을 넘어선 기록이다.
문제는 최장기간 갱신이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장기간 지속되면 달러가 쌓이면서 원화강세를 부추겨 수출업체의 가격경쟁력에 발목을 잡아 오히려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5월 수출은 438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줄었고, 수입은 346억8000만달러로 19.8%나 감소했다.
5월의 수출과 수입 감소율은 2009년 9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석유제품 단가하락과 세계 교역량 둔화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은 더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원유 하락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공 및 중계무역이 줄어드는 구조적 요인과 영업일수가 작년 5월에 비해 하루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한편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지와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의 개선 영향으로 적자 폭이 전월 11억3000만달러에서 4억달러로 축소됐다.
배당과 이자소득 등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지의 큰 폭 개선으로 전월 28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2억9000만달러로 흑자전환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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