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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리뇨에 국제 곡물가 비상
미국 대규모 홍수로 비축량 크게 줄어
2015-07-01 16:11:25 2015-07-17 15:31:07
전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가운데 주요국 기상청은 올해 슈퍼 엘니뇨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농산물 주요 생산 지역에서 가뭄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이 벌써부터 요동치며 향후 전망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 상품 거래소에서 9월물 옥수수 가격은 지난 6월 한달 동안 20% 급등해 4.22달러까지 치솟았다. 9월물 밀 가격은 같은 기간 28% 올랐으며 11월물 대두 가격은 11.6% 상승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곡물 재고 수준이 예상보다 낮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날 미국 농무부(USDA)는 중서부에서 홍수로 인해 작물 재배가 둔화되고 있어 재고량이 예상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농부들은 농작물 재배량을 급격하게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나라야넌 소시에테제너럴 농업부 애널리스트는 “옥수수와 밀 가격, 그리고 꾸준히 하락했던 대두 가격까지 일제히 급등 양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이애나 클램 곡물재배협회 담당 디렉터는 “수확량과 비축량이 약 1224평에 해당하는 규모만큼 줄었다”며 “사람들이 곡물 재배를 위해 들판으로 뛰어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곡물 가격 급등 조짐은 지난달 초부터 예견되어 있었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달 홍수로 인한 미국의 대두와 밀, 옥수수 등의 곡물 재배가 둔화됐고 밀 주요 생산지인 캐나다와 프랑스에서는 무더위로 흉년 우려감이 커지면서 곡물 재고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이미 제기됐다는 것이다.
 
FT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엘니뇨를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기상청은 올해 ‘슈퍼 엘니뇨’ 발생을 예상했다. 일본 기상청은 겨울까지 엘니뇨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고 호주 기상청은 올해 18년 만의 최악의 엘니뇨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미국에는 호우가, 동아시아에는 가뭄이 찾아올 가능성이 커져 농산물 작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엘니뇨가 발생하는 경우 4개 분기에 걸쳐 농산물 가격을 5.3%, 원유가격을 13.9% 상승시킨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향후 곡물 가격 상승 추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번 USDA 보고서는 6월 초에 설문조사가 이뤄져 마지막 주에 내린 대규모 홍수가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반영될 경우 농작물 작황으로 인한 곡물 가격 영향력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나라야넌은 “몇몇 지역에 있어서 6월 대규모 홍수가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기록적인 홍수로 강수량이 높았던 미국 중부 아칸소, 캔자스, 미주리 지역에 대한 설문조사가 재차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부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텍사스주의 트리니티강이 물에 잠긴 모습.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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