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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도핑 파문' 곽유화, 결국 은퇴선수 공시
2015-07-01 09:14:03 2015-07-01 09:14:03
도핑 양성 반응과 이후 해명 과정의 문제로 파문을 일으킨 곽유화(22·흥국생명·레프트)가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다만 선수로의 생활을 완전히 정리한 것은 아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 2015~2016시즌 등록선수 14명 명단을 공개하며 곽유화를 '은퇴선수'로 분류했다. 선수 개인과 구단 운영을 생각해 내린 고뇌의 결정이다.
 
결정의 1차 원인은 선수로의 금지약물 복용이다. 곽유화는 지난 4월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펜메트라진(phenmetrazine)이 검출돼 프로배구연맹(KOVO)으로부터 '6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곽유화는 징계 전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한약을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도핑위원이 검출된 약물이 한약에서 나올 수 없는 성분이라 말하며 의문을 제기하자 "액상의 한약과 환약을 같이 복용했다"고 추가 진술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펜디메트라진·펜메트라진을 'S6.흥분제' 일종으로 경기기간 금지약물로 구분된다. 두 약물은 스테로이드처럼 경기력 향상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중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향정신성 약물이다.
 
◇곽유화.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그렇지만 은퇴에는 1차 원인보다 2차 원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도핑관련 사실이 보도되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도핑방지위원회에서 "두 약물은 식욕억제제로 쓰이는 양약으로 이같은 성분이 포함된 한약은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곽유화가 한약이 아니라 다른 약을 먹었을 것이며 곽유화의 주장이 맞지 않다는 의미였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도 직접 나섰다. 협회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곽유화와 문제 약물 제공자에게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과 약사법 위반 수사의뢰 등 한의사협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민형사상의 법적조치를 취하기 위한 법적검토에 들어갔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일부 극소수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로 걸리면 한약 핑계를 대는 일을 반드시 뿌리 뽑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해당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흐르자 26일 KOVO 추가 조사를 실시했고 곽유화가 한약이 아닌 다이어트약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곽유화는 KOVO를 통해 "프로선수가 다이어트약을 복용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다"면서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배구팬 및 연맹과 구단에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드린 대한한의사협회에 정중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유화는 끝내 경기장에 돌아오지 못했다.
  
흥국생명 배구단 관계자는 1일 아침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KOVO에 6월 30일까지 선수등록을 마쳐야하는 상황에서 곽유화가 '지금은 경기에 나서기 힘들 것 같다.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면서 "박미희 감독과 면담 후 은퇴 선수로 공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의 잘못이 있지만 현재 선수가 힘든 시기다. 아직 어린 선수에게 너그러운 선처를 빈다"면서 팬들에게 재차 용서를 구했다.
 
곽유화는 은퇴선수로 공시됐지만 현역선수로 활동하려 한다면 선수로 복귀할 길은 열려 있다. 자유계약선수(FA)의 신분으로 모든 구단과 입단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선수로 입단했던 곽유화는 지난 2014~2015시즌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주로 백업 레프트 수비수 역할로 뛰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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