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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명품농산물 각광받는 시대 눈앞에…회사역량 발휘되는 날 올 것"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
2015-07-03 06:00:00 2015-07-03 06:00:00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의 건강과 복리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아시아종묘의 씨앗으로 길러진 채소를 먹고 건강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흥분되지요. 제가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여기에 있습니다."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이사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는 최근 서울 송파 아시아종묘 본사에서 기자를 만나 "일에 대한 사명감과 재미가 어우러져 오늘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류 대표가 채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집안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공직에 몸담고 있던 아버지가 류 대표에게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자 전공을 원예학과로 결정한 것이다. 대학원에서 채소학을 전공하고 수박을 주제로 석사학위 논문을 작성했지만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종자를 가지고 일하게 될줄은 몰랐다.
 
"대학원을 졸업할 때쯤, 당시 지도교수님이 돌아가셨어요. 학업을 계속하기보다는 기업체에서 일하는 것이 어떨까 해서 취업을 하게 됐죠. 그렇게 들어간 회사가 서울종묘(현 신젠타종묘)였어요."
 
이후 잠시 건설업에 종사하기도 했지만 곧 본업으로 돌아오게 된 류 대표는 1992년 아시아종묘를 창업한다. "일본 종묘회사들을 보니 영업력이 약한 종묘회사의 종자를 받아 자기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식을 쓰더군요. 이를 보며 사업 초창기부터 종자를 수출할 방안을 찾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사업시작 후 5년여가 지나니 자금이 바닥나 버린 것이다.
 
"종자시장에서는 품종을 만들어내고 시장을 개척하는 데 각각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더군요. 그 과정을 버텨내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대표로 오라는 제의를 받고 고민했지만, 저를 믿고 아시아종묘의 종자를 써주는 분들과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1997년부터는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하며 사정이 나아졌다. 현재는 연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류 대표는 종자사업의 고부가가치성에 주목하고 있다. "방울토마토 50g, 풋고추 5개 같은 소량포장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품종에 따라 종자 1g이 금 1g보다 비싼 것도 있거든요. 그런 명품농산물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시대가 실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부피가 큰 작물을 시장에 대거 출하하는 방식으로는 이제 유통 비용도 건지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어요."
 
이를 위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개발한 3500여 종의 씨앗이 향후 아시아종묘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매운맛이 거의 없는 과일풋고추,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자색풋고추, 속살이 노란색인 망고수박, 초콜릿색의 검정토마토 등 희소성을 갖춘 작물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올겁니다. 그때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거나 신청 중인 100여종 이상의 품종보호 특허가 큰 역할을 할 것이고요. 해마다 매출액의 20~30%를 투자하며 축적해온 회사 역량이 발휘되는 것이죠."
 
아울러 다국적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곡물시장에도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채소는 1000억 매출 올리는 데 5년여가 소요되는 반면, 곡물은 훨씬 단기간에 가능합니다. 채소종자로 탄탄한 기반을 다진 후에 곡물시장으로 들어갈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식량무기화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곡물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한 일이죠."
 
그는 청년층에게 종자사업에 도전해 볼 것을 당부했다.
 
"우리나라의 종자 만드는 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에요. 각국의 식량이 무기화되는 점에 결부지어보면 시간이 갈수록 농업과 농업인은 귀한 대접을 받게 될 것이고요. 종자 명인이 대접받는 시대가 오는 움직임을 포착하는 젊은이라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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