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피플)새터민·다문화가족 참여할 수 있어야 진짜 광복
송경원 광복 70년 기념사업 추진기획단장
“무명애국자, 지역 영웅들 전국적으로 기릴 수 있어야”
2015-07-01 11:27:33 2015-07-01 11:27:33
광복절 70돌을 맞은 2015년, 한국 사회 그간 얼마나 나아갔을까? 경제적으로는 크게 진일보 했지만 국민통합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올해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꾸려진 정부의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기획단을 지휘하는 젊은 단장은 광복절이 현 세태에 갖는 의미에 대해 고민한다.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총 70명의 위원과 고문으로 구성된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다. 광복70년을 상징하는 44명의 민간위원과 고문 11명, 장관급 정부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위원회에는 장미란 전 역도 국가대표부터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대한민국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역임한 백암 박은식 선생의 손자 박은식 광복회장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할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송경원 광복 70년기념사업추진기획단장은 새터민, 다문화가족 등 소외계층이 함께 참여해 기념할 수 있는 광복이 ‘진짜 광복’이라고 말한다. 그는 위원회가 지난 2월 예정 보다 다소 늦게 출범한 탓에 올초 주말이 따로 없을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올초 기획단은 광복절 기념사업 50개를 선정하기 위해 대국민, 범부처 등을 아울러 1800개에 이르는 주제어 및 사업 아이디어를 수렴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 19층에 임시 거처를 둔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사무실에서 송경원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기획단장을 만났다.사진/방글아 기자
 
“민간에서 제안한 사업들 가운데 ‘무명애국자의 삶 공모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명한 독립투사나 애국지사가 아닌 우리 사회 장삼이사,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광복 이야기를 담아보자는 취지에 공감했습니다. 정부가 독립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한국경제발전관을 건립, 경원선을 복원하는 것 등이 광복절 기념을 위한 뼈대를 세우는 일이라면, 국민들 시각을 담은 광복 이야기는 여기에 살을 붙이는 것이거든요.”
 
송경원 단장은 국민 제안 기념사업 공모전을 심사하는 심사T/F가 국민들의 이야기를 모으자는 아이디어에 대해 1등 평가를 준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송 단장은 “이 사업에 대해 누구는 시시하다고 말할 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콘텐츠,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라며 “스토리를 발굴해 놓으면 누군가가 그걸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이 뮤지컬이 되고 음악과 영화가 된다”며 “TF 위원들이 굉장한 안목을 지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소개해 드리고 싶은 호국영웅이 있습니다. 저희 기념사업으로 채택되기도 한 ‘오페라 박상진’의 박상진 선생입니다. 박상진 선생은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가 넘어간 뒤, 1915년 광복회를 만드신 분입니다. 구한말 판사 출신인 박상진 선생은 조직적으로 나라를 찾기 위해 나섰던 선두주자로 조직적인 독립운동의 발판을 마련하신 분입니다. 이러한 운동이 밑바탕이 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역사 책에 나오는 영웅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외우면서도, 그렇지 않은 분들은 제대로 기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상진 선생의 경우, 울산지역에서 알려진 것에 비해 전국적인 명성이 낮은 편입니다. 저희가 그를 부각시키려는 지역 사회의 노력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싶어 이 오페라를 전국 공연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박상진 선생 이외에 존경하는 호국영웅을 꼽아 달라는 요청에 송경원 단장은 “안중근 의사”라고 답했다. 송 단장은 “위원회에서 소개 한 첫 번째 호국영웅도 안중근 의사”라며 “안중근 의사는 한일의 근현대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와 대척점에 선 사람”이라며 “동양평화와 대한민국의 기개,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된 소중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안중근 의사를 매우 존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광복 70년, 주제어 및 엠블럼 선포식'이 열렸다. 사진/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제공
 
송 단장은 이어 “민주화 운동과 6·25 전쟁에 참여한 선조들의 위폐를 모신 사당은 곳곳에 잘 돼 있는데, 독립운동가와 애국열사들의 위폐를 모신 사당은 충분치 못한 상황”이라며 말을 이어 갔다. 그는 “현재 서대문 역사공원에는 독립유공자 2800여분의 위패를 모실 수 있는 독립관이 있는데, 장소가 협소해 더 이상의 인물을 모실 공간이 없다”며 “사업단은 독립운동가 2만여명의 위패를 추가로 모실 수 있도록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나라가 어려울 때 선조들의 지혜를 찾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듯, 이 공간이 국민들이 힐링이 필요할 때마다 찾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성취 역사를 되돌아 볼 한국경제 발전관을 옛 KDI 터인 홍릉에 짓는다는 계획이다. 또 통일준비 차원에서 경원선 복구 작업에 힘쓰고 있다. 송경원 단장은 “백마고지부터 월정역까지 우선 8km 정도를 복원하고, 남북협력을 거쳐 DMZ 내 2.4km까지 복원하면 서울에서 북한의 북단과 블라디보스톡까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송경원 단장은 올해의 힘찬 포부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위원회의 비전은 ‘완전한 광복 하나된 나라’입니다. 완전한 광복을 목표한다는 것은 현재가 아직 부족하다는 거잖아요. 국민통합이 충분치 않고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궁극적으로 통일로 가는 길을 올해 목표로 삼고, 저희 사업을 통해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국민들이 힘든 때 광복70년행사가 조금이라도 힘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