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결혼식을 올린 배우 이나영(왼쪽)과 원빈. (사진제공=이든나인)
지난 주말 톱스타 커플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 배우 원빈(38)과 이나영(36)은 지난달 30일 웨딩마치를 울렸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소식이었다.
그런데 결혼 장소가 뜻밖이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강원도의 이름 없는 밀밭 작은 오솔길'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가족, 친지들만 모인 조촐한 비밀 결혼식이었다. 호텔에서 화려한 축하 행사를 진행하고, 기자회견까지 여는 다른 톱스타들의 결혼식과는 딴판이었다.
이를 두고 영화 관계자들은 "원빈과 이나영다운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두 사람은 데뷔 후 대중들에게 '신비주의 연예인'으로 비춰졌다. 경력에 비해 작품 활동이 많지 않았고, 광고를 통해 이따금씩 얼굴을 비출 뿐이었다. 사생활은 철저히 비밀에 묻혔다. 대중 뿐만 아니라 취재진과의 스킨쉽도 잘 없었다. 가장 최근 공식적으로 취재진과 깊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원빈은 '아저씨'(2010), 이나영은 '하울링'(2012)을 통해서였다.
'아저씨'가 개봉했을 당시 강남 모처에서 이 영화의 호프 데이 행사가 열렸다. '아저씨'가 흥행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원빈 역시 이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꽃미남' 원빈의 옷차림은 예상과 달랐다. 평범한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등장했다. 톱스타라기 보다는 '동네 형'을 연상시키는 차림이었다.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의 "극 중 캐릭터가 상의를 탈의한 채 머리를 깎는 장면이 인터넷상에서 인기"라는 말에 원빈은 수줍게 웃음을 보일 뿐이었다. 호탕한 웃음과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곤 하는 여느 인기 배우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나영은 '하울링'의 개봉에 맞춰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이나영은 스스로를 "사람을 어려워하고 낯을 가리지만, 결국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또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사진을 찍고 광고를 찍는 건 익숙하지 않다"며 "예쁜 척을 하는 것이 너무 쑥스러워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리고 있으라고 할 정도"라고도 했다.
인터뷰 내내 이나영은 질문을 곱씹으며 진중한 대답을 내놨다. "내 멘트가 대중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에 대해 고민하고 계산된 대답을 하는 여느 여배우들과는 달랐다.
영화 관계자는 "원빈과 이나영이 의도적으로 신비주의를 한다기 보다는 성격 자체가 남 앞에 나서거나 쓸데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싫어한다"며 "그러다 보니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신비주의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 이든나인 측은 "만나고 사랑하고 마침내 하나되기를 결심한 이후, 긴 시간 그려왔던 둘 만의 결혼식 풍경이 있었다"며 "둘이 함께 예식이 열릴 들판을 찾고 테이블에 놓일 꽃 한송이까지 손수 결정하며 하나 하나 준비해 온 시간이었다"고 조촐한 결혼식을 치르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원빈과 이나영은 서울 방배동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신혼여행은 각자의 활동 스케줄 이후로 미뤘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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