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협동조합은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다. 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학교 협동조합을 경험하게 곳이 있는 반면, 학교 운영을 위한 국가사업으로 지원하는 나라도 있다. 박주희 협동조합 연구원은 "프랑스 학교 협동조합 활동 기본 원칙은 '민주적인 운영과 회계상 엄정성과 투명성'이다"라고 소개했다.
프랑스는 1928년부터 역사가 시작됐다. 대안적 교육 방안을 모색하던 교사들에 의해 종교를 벗어난 형태의 교육방안을 마련하면서 형태를 갖췄다. 프랑스에서 학교 협동조합은 원칙적으로 시민 교육, 책임감 있는 교육, 연대 교육을 지향하는 '학생 단체'다. 학생들은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법과 지출 내용 등은 학생들이 논의해 결정한다.학생들은 학교 협동조합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협력 등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방식을 습득하게 된다.
영국은 정부가 2006년 외부 파트너와 학내 구성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트러스트학교 허용법을 제정하고 2007년부터 적극 지원했다. 2014년에 그 결실이 800여개로 늘어났다. 아예 학교 운영을 협동조합 체제로 운영하는 곳도 최근 나타나고 있다. 박 연구원은 "교육이 협동조합 운영원리로 강조되는 것에서 나아가, 협동조합이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영국 협동조합 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졸업생 대표 등이 다양한 분과위원회에 참여해 학교 의사를 결정한다. 특히 협력을 강조하는데 협력을 체득하기 위한 별도 교육과정이 편성돼 있을 정도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대학에서는 학생들이 협동조합을 운영해 볼 수 있는 ‘청소년 협동조합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학교가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방안으로 학교가 지역 공동체에 참여하고 지역 공동체가 학교 운영 등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지역은 학생들이 사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학교와 지역의 소통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말레이시아는 학교협동조합 분야의 선진국으로 꼽힌다. 1993년 협동조합법 제정을 제정한 이래 1996년 학교협동조합 설립을 허용하는 교육부 지침 마련 후에 급속도로 확대됐다. 2013년 기준으로 학교 협동조합이 2097개다. 전국 협동조합(1만587개) 중 5분의 1이 학교 협동조합이다. 말레이시아는 경제 발전을 위해 학교 협동조합을 육성했다. 박 연구원은 "젊어서 사업을 시작하거나 부를 누릴만한 환경이 부족했던 만큼, 사업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했다. 학교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 필요를 해결하며 사업체 운영 방법과 경영, 회계 등 살아있는 경제교육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학교 협동조합의 숫자가 많은 만큼 사업도 다양하다. 수학여행, 세탁소, 농업, 기념품 제작 등 학교 내부 사업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협동조합이 단순히 사업 경험만 하는 곳은 아니다. 학생들은 직접 리더를 뽑고 조직을 만든다. 수익 사용처 등은 조합원인 학생들이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배려심과 참을성, 소통 방법, 협동 정신, 자립심도 키울 수 있다. 이
외에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미국,캐나다 등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학교협동조합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미국 학교협동조합 단체 'The Co-op school' 홈페이지. 캡쳐/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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