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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유가, 올들어 60달러 첫 돌파…랠리 지속될까
2015-05-06 15:27:22 2015-05-06 15:27:22
국제 유가가 올 들어 처음으로 60달러선을 뚫으며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리비아 동부 지역의 석유수출항에서 벌여진 노동자들의 시위로 원유 공급 우려가 확대됐다.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북아메리카와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 가격을 상향 조정해 유가 상승을 유도했다.
 
◇WTI 올해 최고치…브렌트유 70달러 육박
 
국제 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만 국제 유가는 20~25% 올랐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7달러(2.49%) 상승한 배럴당 60.4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2월11일 이후 최고치다.
 
같은 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22달러(1.83%) 오른 배럴당 67.67달러를 나타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또한 지난 12월8일 이후 최고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대비 21% 상승했고,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국제 유가(WTI) 추이 (그래프=인베스팅닷컴)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 여부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계속 추진할 시 석유 감산을 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고수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에 1000만배럴 이상 생산에 나섰고, 미국의 유가 생산도 하루에 930만~940만배럴에 달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국제유가는 60%가까이 폭락했으며, 실제로 브렌트유는 지난해 6월 중반부터 올 1월까지 6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비아 공급 우려·사우디 원유 수출가격 인상
 
이번에는 리비아 발 폭풍으로 유가가 상승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석유수출항인 즈웨티나 터미널에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전 리비아 석유장관은 현재 시위자들을 고용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시위로 터미널 가동이 중단되며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
 
리비아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50만 배럴에 달하며 즈웨티나 터미널의 수출량은 평균 7만 배럴이다.
 
모하메드 알 하라리 석유공사 대변인은 "시위자들은 석유를 수송할 파이프라인을 막아 일부 리비아 동부 지역에서는 생산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앞으로 리비아 석유 수출 항구와 생산 지역은 시위자들과 무장 단체들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 북유럽 지역에 대한 석유 수출 가격을 상향 조정한 것도 유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사우디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지역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밖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유 과잉 생산이 진정되고 있다는 관측도 유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전히 저평가 vs 미 셰일 생산 재개될 것
 
유가가 60달러선을 돌파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60달러 안착 이후 추가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런던의 한 석유 컨설팅 업체 애널리스트는 “한 달 동안 국제 유가가 10달러 이상 상승했지만 장기적인 흐름을 감안할 때 현재 유가는 지난 몇 년 동안의 가격에 비해 현저히 싸다”고 말했다.
 
한때 100달러를 육박하던 국제 유가의 현재 흐름은 여전히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개리 로스 PIRA 에너지 그룹의 컨설팅 부분 설립자는 “본격적인 반등은 이제 시작됐다”며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면서 수급적인 요인이 국제 유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계 석유 공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맨 공급이 지속되고 있는 것 역시 유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동의 전쟁이 지속되는 한 불확실성인 요소가 공급에 차질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는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OG 리소스 그룹은 유가가 너무 빨리, 단기간에 올라섰다며 특히 최근 유가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금융투자자들이 유가 상승에 강력하게 베팅하면서 급등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셰일가스의 업체들의 생산 재개에 따라 60달러선에서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2017년까지 65~70달러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 봤다.
 
앤드류 리포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이를 셰일가스의 역습”이라고 표현하면서 “현재 미국에서 가동하고 있는 유정은 작년 1527개에서 679개로 크게 줄었지만 유가가 6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가동이 중단된 이들이 언제든 가동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정은 기자 white0228@etomato.com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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