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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홈런 초읽기' 이승엽, "KBO서 비교 대상 없다"
2015-05-04 14:26:52 2015-05-04 14:26:52
◇지난해 11월 5일 한국시리즈 2차전 대구 넥센전 3회말 2사 2루 투런포를 터뜨린 이승엽. ⓒNews1
 
전인미답이었던 400홈런 고지까지 단 3개 남았다. '국민타자' 이승엽(39, 삼성) 얘기다.
 
이승엽이 KBO리그 최초 400홈런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4일 기준 통산 397홈런을 쏘아 올린 상태다. 야구인들은 "KBO리그 역대 최고 타자"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 은퇴도 하지 않은 선수를 역대 최고 선수로 주저 없이 뽑을 만큼 이승엽은 타고난 자질을 지녔다. 국민타자답게 인성 또한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한국나이로 불혹인 이승엽은 올 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모든 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7리 7홈런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일본 진출(2004~2010년) 기간을 제외하고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 유력하다. 이미 1997년과 1999년,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역대 최다인 5차례 홈런왕을 거머쥔 바 있다.
 
최근 열린 한국야구학회에서 야구인들은 이승엽을 한국 최고의 타자로 꼽는데 이견이 없었다.
 
프로통산 타율 2할9푼4리 260홈런을 기록한 마해영 전 야구해설위원은 "14년 프로생활을 하면서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선수는 이승엽이었다. 대한민국이 낳은 타자 중에서 비교 대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 전 위원은 2001년부터 3시즌 동안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었다.
 
LG 감독을 역임한 박종훈 고양 다이노스 본부장은 "이승엽의 장점은 정확한 눈과 악력이다. 파워와 정확성, 인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승엽이 최고의 타자다"라고 했다.
 
'용달매직'으로 유명한 김용달 KBO 육성위원도 박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인성을 꼽았다. 김 위원은 "이승엽은 웨이트시프트(중심이동타법)다. 완벽한 자세가 아니다. 그런데 중심이 많이 흐트러진 상태에서도 홈런을 칠 수 있을 정도로 눈과 손이 뛰어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기술적으로 보면 몸쪽에 약점이 상당히 많은 선수다. 좋을 때 나쁠 때 기복이 심하다. 하지만 고난이 와도 그걸 어떻게 하든지 극복해내는 인성이 돼 있다. 위대한 선수 보면 고난이 와도 극복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이승엽이 최고의 타자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오른발 레그킥을 활용해 타격 타이밍을 잡는다. 파워는 실리지만 정확성은 떨어질 수 있는 타법이다. 하지만 정확한 눈과 악력을 앞세워 홈런을 만들어낸다. 유연성과 눈은 가히 최고 수준이다. 김 위원은 "이승엽은 삼성 스포츠 센터 검사 결과에서 선수단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약점이 많은 타격폼이지만 최고 타자가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불혹을 넘겼지만 이승엽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013년 6월 20일 문학 SK전에서 352번째 대포를 터뜨린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양준혁을 제치고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그 이후는 홈런마다 역사다. 불혹을 앞둔 지난해에는 32홈런을 쏘아 올리며 회춘했다. 마 전 위원은 "이승엽이 40대에도 30홈런을 치면서 기본적으로 '나이가 들면 못 친다'는 고정관념을 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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