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비싸도 팔리니"…슬금슬금 오르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도 수요자 몰리자 건설사들 분양가 올려
2015-04-28 16:34:37 2015-04-28 16:34:39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아파트 분양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특히, 조금 비싸다 싶던 단지에까지 수요자들이 몰리며 완판을 거두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자신있게 올리고 있는 모습니다.
 
특히, 강북의 경우 재개발 지역에서 그동안 미뤄졌던 공급이 일시에 나오고 있고, 또 분양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장위뉴타운에서는 A건설사가 견본주택 문을 열고 첫 분양에 들어갔다.
 
이 단지는 장위뉴타운에서 처음으로 공급되는 물량으로 신규 공급이 뜸했던 이 지역 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단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수요자들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뀐 모습니다.
 
장위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신규 공급이 없어서 그동안 새 아파트를 기다려온 수요자들이 많은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막상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비싸 청약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실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490만원선으로 인근에 공급된 단지들에 비해 비싸다. 지난해 인근 노원구 월계동에서 공급된 '꿈의숲 SK뷰'의 분양가는 1430만원 선이었다.
 
59.92㎡ 기준 분양가가 3억7000만원~3억9000만원대로 발코니 확장비 등을 포함할 경우 4억원을 넘는 가구도 나온다. 15층 이상은 발코니 확장을 제외한 공급 금액이 3억9970만원에 이른다. 인근에 위치한 대명루첸은 전용 59.98㎡의 최근 실거래가격이 3억400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5000만원 넘게 비싼 셈이다. 84㎡ 주택형은 일부 저층을 제외한 4층 이상 가구가 5억원이 넘는다.
 
실수요 목적으로 청약을 고민하고 견본주택을 찾았다는 한 수요자는 "새 아파트인 만큼 주변의 기존 아파트보다 비쌀 것을 예상했지만 막상 가격을 듣고 나니 청약을 망설일 수 밖에 없게 됐다"며 "내부 평면은 마음에 들지만 발코니 확장비까지 포함하면 가격 부담이 너무 커 청약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신규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장위뉴타운 현장 모습. / 사진 김용현 기자
 
이 단지 외에도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단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B건설이 마포구 아현동에서 지난 15일 분양에 나선 단지는 3.3㎡당 2100만원대였다. 53㎡ 면적이 4억9000만원을 넘어섰다. 인근 두산아파트의 같은 면적이 3억2000만원, 경남1차가 3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비록 이들 단지가 입주한 지 15년 정도 된 아파트지만 분양가가 크게 높다는 지적이다.
 
C 건설이 서울 성동구 금호13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단지는 3.3㎡당 2000만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59㎡의 경우 5억7000만원대로 주변 시세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인근 금호자이1차 같은 면적대의 실거래가격은 5억3000만원 수준이다.
 
또 D건설이 은평구 응암동에서 분양한 아파트 역시 분양가가 다소 올라갔다.
 
앞서 분양에 나섰던 1~3차의 경우 1300만원 후반에 분양됐었지만 이번 4차의 경우 1400만원을 넘겼다. 84㎡의 경우 5층 이상이 4억8800만원대로 1차 실거래가격인 4억6000만원대보다 다소 높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민간 아파트 단지들이 분양가를 높이고 있다"며 "또 전셋값에 지친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시장에 많이 몰리고 있는 것도 건설사들 입장에서 분양가를 높이고 있는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우려했던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따른 분양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위기에 편승해 높은 분양가로 주택을 매수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건설사들은 지금처럼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그동안 미뤄왔던 공급을 일시에 쏟아내고 있다"며 "거래는 늘지만 가격은 큰 움직임이 없는 상황인 만큼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