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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주택시장 대세 될까
선분양 위험성 줄이고, 후분양 금융부담 완화 단지 눈길
2015-04-27 16:00:31 2015-04-27 16:26:08
최근 분양시장 호황은 향후 과잉공급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를 안고 있는게 사실이다. 달아오른 주택시장이 갑자기 식을 경우 청약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혹시 모를 상황을 유연하게 흡수할 만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런 가운데 현재 아파트 공급방식인 '선분양 후시공' 아닌 '선시공 후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시에 목돈이 드는 금융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입주 시점에 적절한 시세의 아파트를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부실시공과 하자보수 관련 분쟁도 줄일 수 있는 등 장점도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분양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단지는 국민임대를 제외한 민영주택만 65개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41개 단지에 비해 59%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누적 분양단지는 136개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 88개 단지를 훌쩍 뛰어 넘었다.
 
공급물량이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시장이 과거와 달리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지만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도 일정 부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분양 초기에는 웃돈이 붙는 등 분위기가 좋지만 입주시점이 다가오면서 투자수요들이 빠지고 한꺼번에 공급된 물량 홍수 속에서 아파트값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위례신도시의 경우 한 때 웃돈이 분양가보다 1억원 넘게 붙기도 했지만 일명 '폭탄돌리기'가 끝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이처럼 분양시장 위험성이 발생하는 것은 아파트 공급 방식이 선분양 후시공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분양 후시공의 경우 일정 계약금만 지불하고 중도금을 나눠내는 등 금융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입주시점 전에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경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수요자가 떠안아야 한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선분양 후시공 방식으로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건설사들은 적은 돈으로 개발을 진행할 수 있고, 수요자들은 금융부담을 2~3년으로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분양을 받은 이후 갑작스럽게 주택경기가 침체될 경우 건설사보다는 대부분 청약을 받은 수요자가 부담을 떠 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불안요소를 없애기 위해 후분양 아파트에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 구리의 한 직장주택조합 아파트 단지는 공사가 일정부분 진행된 이후 분양을 한 후분양 형식으로 공급이 이뤄졌다.
 
청약 전 실제 단지의 외관을 보고 동간 거리 등을 직접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어 예비 청약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건설사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직접 단지를 찾아 햇빛이 잘 드는지, 또는 단지 입구가 어떻게 돼 있고 모양은 어떤지 일일이 확인할 수 있다는데 만족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분양 아파트는 특히 건물이 실제 지어진 이후 청약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간혹 문제가 되고 있는 부실시공에도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목돈이 필요하다는 점은 수요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선분양 후시공의 경우 계약금을 낸 이후 중도금과 잔금을 나눠낼 수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후분양의 경우 일시에 목돈이 들어가는 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처럼 분양방식에 따라 장점과 단점이 양분되면서 선분양과 후분양의 중간 시점에서 분양한 단지가 있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GS건설이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 13구역을 재개발하는 '신금호파크자이'는 수요자들이 아파트 실물을 보고 결정할 수 있는 샘플하우스를 운영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단지는 평균 2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사진 GS건설 제공
  
GS건설(006360)이 금호13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신금호파크자이'는 입주를 1년 앞둔 이달 분양을 진행했다. 아파트 단지 공사가 이미 진행된 만큼 저층 실제 단지에 샘플하우스를 설치해 고객들이 실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실시공이나 마감재 변경 등 그동안 선분양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에 대한 불안을 낮춰주면서도 남은 1년 동안 금융부담을 분산시켜 후분양 아파트가 갖는 부담도 경감시켰다는 평가다.
 
분양 관계자는 "실제 단지 내부에 샘플하우스를 설치해 고객들이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 후분양 아파트를 도입할 경우 수요자 입장에서는 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은 대부분 줄도산 할 가능성이 크다는 위험성도 있다"며 "일정 기간 공사를 진행하면서 실물을 보여주고 분양에 나서는 경우 건설사들의 초기 부담은 다소 커지겠지만 수요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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