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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은닉자료 일부 확보"…주초 측근 조사 마무리
"내용 확인 중"…비밀장부는 확보 못한듯
"증거인멸·'리스트' 상호 연관성 파악 중
2015-04-26 18:36:16 2015-04-26 18:37:29
사진 뉴스토마토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경남기업 측이 은닉한 자료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26일 "경남기업 측이 은닉한 것 가운데 일부 자료를 찾은 것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확보한 자료 중 성 전 회장이나 경남기업 측에서 작성한 정관계 로비 리스트 내역을 담은 비밀장부가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다만 "리스트에 기초한 의혹관련 수사들에 대한 기초공사가 마무리됐고 검증 중이며 은닉된 콘텐츠(내용)가 되는, 무엇을 숨겼느냐 규명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보좌진과 비서진에 대한 1차 조사는 이번 주 초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목적지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따르면 비밀장부 등 결정적인 증거물은 아니지만 그에 비자금 조성 및 용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비밀장부에 버금가는 자료를 확보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수사팀이 진행 중인 수사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가 리스트에 기초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고 둘째는 경남기업 측의 증겨인멸에 대한 수사다.
 
리스트 의혹에 대한 수사는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의 상황과 그가 메모와 육성 인터뷰를 통해 제기한 의혹에 대한 복원 작업이다.
 
증거인멸 행위에 대한 수사는 은닉 또는 훼손된 자료들의 내용과 작성 및 은닉의 배경 등이다. 이 수사는 현재 경남기업 임직원들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증거인멸에 직접 개입한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이용기 비서실장은 이미 구속됐거나 구속을 면전에 두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주말 동안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박 전 상무와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실장을 번갈아 불러가며 조사했다.
 
그러나 이 두 방향의 수사가 별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팀은 리스트 의혹 규명과 경남기업 측의 증거인멸 행위의 상호 연관성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증거인멸 행위가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검찰 수사 이후 전 과정에서 진행된 관련자료의 폐기와 은닉 행위에 대한 수사가 생각보다 확대됐다"며 "두 가지 수사가 크게 하나로 합쳐진다고 했을 때 이 사건이 완성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 중 회유 정황 등이 확인된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수사 일정에 대해 수사팀은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여러 의혹과 함께 이를 뒷받침 하는 정황 등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그에 대한 확인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수사팀 관계자는 홍 지사나 이 총리에 대한 조사에 대해 "수사팀 나름대로, 일정대로 가고 있다", "수사 논리대로 가고 있다"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다만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귀국한 뒤 이 총리의 사표를 수리하고, 홍 지사에 대한 조사 역시 진행 중으로, 정치적 논란을 고려할 때 재보선이 끝나는 오는 29일 이후에는 이 총리와 홍 지사를 시작으로 '리스트 인물'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기철 기자(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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