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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민과 연극, 극장에서 연대하다
연극 '노란 봉투'
2015-04-26 09:52:25 2015-04-26 09:52:25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연극, 좋아하시나요? 정신 없는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검은 상자 속에 들어가 앉아 본 적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극장에서 연극을 본다는 것은 꽤나 독특한 경험이지요. 무대 위 배우뿐만 아니라 객석의 관객들과 함께 같은 의제로 긴밀히 소통한다는 것, 요즘 같은 세상에선 특히 귀한 경험이니까요. 그 날 그 공연은 단 한 번이라는 점이 관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곤 합니다.
 
이런 질문도 드려봅니다. 다매체 다장르 시대, 연극만의 힘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시대를 압축적으로 담아낸 무대를 함께 지켜본다는 데 가장 큰 힘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소극장 연극일 경우 그 소통과 공감의 정도가 좀더 조밀해지곤 하지요.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이 더 여실히 드러나기도 하고요.
 
물론 모든 작품이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선정적이고 상업적인 연극들이 대학로 요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소식,많이들 들으셨을테지요. 시대와 개인의 삶을 성찰하게끔 하는 '진짜 공연'이 예전보다 확연히 줄어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이런 시대 흐름에 반기를 드는 연극도 여전히 한 편에 존재합니다. ‘굴뚝'과 '전광판'에 올라 있는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바다' 속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관객에게 연대를 권하는 연극, 바로 연극 '노란 봉투'입니다.
 
(사진제공=컬처버스)
 
'노란 봉투', 어디서 들어본 듯하다고요? 네 맞습니다. 가수 이효리씨가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 받는 노동자와 가족을 지원하고자 참여했던 '노란 봉투 프로젝트', 그 '노란 봉투' 맞습니다. 연극 '노란 봉투'는 노동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각 개인이 처한 상황에 주목해 공감대를 넓힘으로써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당시 시민사회와 연극인들이 연대하는 형식으로 공연이 이뤄져 주목을 끌기도 했었지요. '일곱집매'의 이양구 작가와 '목란언니'의 전인철 연출가, 그리고 시민모임 '손잡고'가 올해도 공연을 함께 합니다.
 
파업기간 중 회사의 편에 섰던 '강호'와 손배가압류 선고를 받은 '병로'의 이야기가 이 극의 중심갈등을 이루고 있는데요. 연극 '노란 봉투'는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한 인간이 감당해야 할 고뇌와 심리적 압박의 크기가 얼마나 큰 것인지 관객으로 하여금 극장에서 체험하게 합니다. 그 크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해보고 느껴보는 것, 거기서부터 연대가 시작된다고 연극 '노란 봉투'는 말하는 듯합니다. 다시 한 번 연극이란 장르에 대해 곱씹어봅니다. 연극은 과연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요? 연극은 사회가 아직도 필요로 하는 장르일까요? 답은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연명 : 연극 '노란 봉투'
-시간·장소 : 5월 10일까지 연우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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