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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까지 없앤 역북초, 감독 재계약 거부 '왜'?
전임 감독 '부당해고' 판결 불구, 재계약 요구 '묵살'
2015-04-24 16:05:07 2015-04-24 16:05:07
◇22일 역북초 운동장. 볼록해야 할 마운드가 평평하게 갈아엎어졌다. 그물망에 걸려있던 야구부 모집 플래카드는 철거된 상태다. (사진=이우찬 기자)
 
학교와 야구부 학부모 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야구부 해체 위기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 창단된 역북초등학교 야구부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야구를 하고 싶은 아이들은 누가 구제해줄까.
 
학교와 학부모 측은 감독 선임 문제를 놓고 대립 중이다. 학부모 측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조모 코치와 학교가 재계약 할 것을 학교에 요구하고 있다. "(코치님이) 가장 열의 있다. 감독님 제자로 남고 싶다"는 게 학부모들이 전한 야구부 학생들의 생각이다. 반면 학교 측은 조씨와 재계약 할 의사가 없다며 새로운 감독을 채용한 상황.
 
◇22일 역북초 마운드. (사진-이우찬 기자)
 
최근에는 투수가 올라서야 할 마운드(투수판)가 없어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볼록 튀어나와야 할 마운드가 울퉁불퉁한 평지가 됐다. 두 명의 야구부 학생을 두고 있는 학부모 이모씨는 "아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속상해 한다"고 말했다. 야구부 모집을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 3장도 학부모 동의 없이 학교가 철거했다.
 
이씨는 "다른 학부모들이 학기 초에 학교 측에 야구부 입단 문의를 하면 '해체될 수 있어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입단 문의를 했던 학부모는 야구부 학부모회 측에 전화을 해서 '학교서 야구부 해체할 수 있다고 하는데'라고 다시 물어보곤 했다는 것.
 
해결의 실마리는 없는 걸까. 신임 한모 교장이 최근 부임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이씨는 "새로운 교장이 판결문 나오면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판결문 나오는 날 갔다. 만나 달라고 면담 요청했는데 출장 중이다, 회의 중이다, 교육청 갔다 하며 만나주지를 않았다. 그래서 학교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후문으로 나오는 거다, 교장이."라고 했다.
 
◇역부초 야구부가 쓰고 있는 컨테이너. (사진=이우찬 기자)
 
그러면서 이 학부모는 "'나중에 얘기하자, 바쁘다' 하며 계속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차를 막았다. 재계약 건 때문에 왔다고 하니까 '안 됩니다'라고 단언했다. 또 그 차를 막았다고 학교 측이 공무집행방해로 경찰을 불렀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조모 씨는 "판결문만 손꼽아서 기다렸다. 대회 나가는 것도 포기하고. 기쁜 마음에 갔는데 그런 수모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구부 사정을 들은 이 학교 운영위원장이 공감을 표시하고 간담회를 교장에게 제안했지만 한모 교장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학부모 측은 "교감이 수업 시간에 아이들 수업권을 방해하면서까지 야구부 아이들을 하나씩 불렀다고 한다. 불러서 '너 누구한테 맞은 적 있나'라고 물어봤다고 했다. '성추행 당한 적 있니' 하고 유도심문을 하는 거다. (정황상 야구부를 음해하려는)의도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우리는 면담할 책임이 있고 교육할 책임이 있다"고 학부모 측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부모는 "감독 없으니까 대회를 못 나간다. 아이들은 게임에 나가고 싶은데 개천에서 뛰거나 스윙연습 정도 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얼마나 중요한데"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학부모 측은 “학교가 조 코치님과 재계약을 하면 학교 자존심이라든지 교권이 추락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모 교감은 22일 통화에서 조 코치 재계약 관련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 
 
윤모 교감은 24일 두 차례 전화 통화 시도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취재기자의 문자에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이우찬 기자(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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