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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열풍에 건설사·집주인 '희' 세입자 '비'
분양, 매매증가 하고 있지만 세입자 전월세난에 고통
2015-04-22 16:58:23 2015-04-22 16:58:23
[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부동산시장에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공급자 측인 건설사와 집주인은 오랜만에 찾아온 부동산훈풍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수요자 측인 세입자는 몇 년째 전세난에 곡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 주택매매시장에서는 사회·경제적 위험요소였던 하우스푸어가 자취를 감췄고, 분양시장은 건설사의 축소대상에서 주력사업으로 재부상할 정도로 상황이 호전됐다.
 
지난해부터 감돌던 분양시장 온기는 올해 열풍으로 거세졌다. 골칫거리였던 중대형 아파트마저 최근 청약자가 몰리고 있다. 최근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가 1019만명을 돌파, 분양시장 대기수요층은 탄탄해졌다.
 
22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13년 38.3%였던 중대형 1순위 마감율은 지난해 49.3%로 뛰었다. 올해 4월까지는 2050가구의 중대형이 분양 1192가구, 58.1%가 1순위 마감됐다.
 
청약통장을 사용해야 하는 1순위는 계약율과 비례, 계약율을 공개하지 않는 건설사 수익을 추정하는 지표로 이용할 수 있다.
 
집값 하락으로 인한 하우스푸어가 증가하며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던 주택매매시장은 거래 증가와 집값 상승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주택매매거래는 올들어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활발하다. 올해 1월~3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27만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3% 증가했다. 2006년 주택거래량 집계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거래 증가는 아파트값 상승으로 연결됐다. 과거와 같은 급등은 없지만 대출이자 또는 물가상승률을 상쇄할 정도는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호황을 맞이했던 지방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장기하락에 시름하던 수도권 집값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KB국민은행 집계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16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2년전만 해도 하우스푸어가 수도권의 사회적 문제 중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이들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전세난과 집값상승 압력 가중으로 집을 털 수 있는 기회가 생겼거나 보유여력이 커지며 하우스푸어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와 주택 소유주의 부담이 덜어진 것과는 다르게 전월세시장은 세입자 주거비 압박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전셋값은 2012년 7월 이후 33개월 연속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기간 전셋값은 18.3% 상승했다. 지방은 2009년 4월 이후 전셋값이 하락세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 기간동안 상승률은 48.3%에 달한다.
 
특히, 집주인의 월세 전환이 세입자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최근 저금리로 인해 월세 전환이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전체 임대차시장에서 월세가구 비중은 50.5%였으나, 지난해에는 55.0%로 비중이 증가했다.
 
실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스단지의 경우 2013년 1분기 226건이었던 전세계약이 만료시점인 올해 152건으로 줄었다. 반면 월세는 120건에서 136건으로 증가했다. 보증금 규모가 커 월세공급이 어려웠던 아파트마저 빠른 월세화를 보이고 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공급이 전세난 해소에 대책으로 볼 수 있지만 현정부의 부동산정책 프레임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워 보인다"고 우려했다.
 
 
 
◇매매·분양시장이 호전되며 집주인과 건설사의 상황은 호전되고 있지만 전세난 심화로 세입자의 주거도는 악화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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