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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테크 효자상품 주목받는 'IRP'
장기투자에 적합…중도해지 땐 손해
2015-04-22 09:04:00 2015-04-22 09:14:54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 혜택에 힘입어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News1 
 
직장에 다니는 40대 이지선 씨는 최근 은행에서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권유를 받고 귀가 솔깃했다. 연간 700만원으로 늘어난 세제혜택에 마음이 흔들린 것. 지선씨가 IRP에 가입해 1년에 700만원을 모두 넣는다면 연말정산 때 700만원에 13.2%를 곱한 92만4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IRP가 최근 세테크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형IRP 적립금은 1년 전보다 24.8% 증가한 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IRP는 퇴직급여를 수령액이나 기업 적립액 외에 근로자가 재직중에 추가로 납입금을 적립하거나 운용하도록 한 계정을 말한다. 은행, 보험, 증권사에서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금융기관에 따라 운용방식의 차이가 있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특히 연금저축과는 달리 펀드, 예금, 신탁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단독 또는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어 연령과 성향에 맞는 상품군을 선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중도해지하거나 일시에 수령했다가는 세테크 효과가 급감해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IRP 적립액과 수익률
(자료=은행연합회, 금융투자·생명·손해보험협회)
◇은행·보험·증권사, 어디서 가입할까..수익률·수수료 비교 돋보기
 
IRP는 크게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으로 나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환은행이 지난해 시중은행 중 원리금보장형 기준 IRP수익률 3.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4대 시중은행은 우리(3.2%), 하나(3.2%), 국민(3.0%), 신한(3.0%) 등이었다.
 
은행에서 원리금보장형 IRP를 가입할 경우 다른 예금자보호 상품과는 별도로 5000만원(DC형·IRP합산)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강용재 우리은행 퇴직연금연구소 팀장은 "은행은 지점 접근성이 뛰어나고 대형 기관인 만큼 신뢰도가 높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층은 장기적으로 공격적으로 해보겠다거나 은퇴시기가 다가오는 분은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등 성향이 제각각"이라며 "요즘처럼 (시장이) 뜨는 분위기에서는 실적배당형에 고객들의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도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도 원금보장형에서 펀드 등 실적배당형으로 교체하는 투자자들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펀드 등으로 공격적 포트폴리오를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IRP의 위험자산 총 투자한도를 기존 40%에서 5월부터 70%로 확대키로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퇴직연금펀드가 384개 운용중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이들 펀드는 최근 1년간 7.0% 수익을 기록했고, 이 기간 설정액이 2조원 넘게 늘었다. 이중 하이천하제일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H[주식]C-P(79.6%), 삼성퇴직연금GREAT CHINA증권자투자신탁 1[주식](33.5%), 삼성퇴직연금코리아중소형증권자투자신탁 1[주식]_C(23.8%)등이 최근 1년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계좌에 담고 싶다면 원하는 펀드를 라인업으로 갖춘 금융기관을 선택하면 좋다. 증권사 중 지난해 비원리금보장 IRP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으로 4.8%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4.5%), 현대증권(4.5%), 하이투자증권(4.4%)이 뒤를 이었다.
 
같은기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사 원리금보장형 상품 평균 수익률은 각각 3.5%, 3.3%의 평균 수익률이었다. 비원리금보장은 3.4%, 0.7% 수준이었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확대되면서 꾸준한 장기성과를 가진 주식형 퇴직연금펀들이 투자자들의 더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해지, 연금 일시 수령 땐 오히려 세금 역풍
 
◇퇴직연금제도 유형(자료=금감원)
 
수익률 외에도 살펴할 부분이 많다.
 
피델리티운용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익률 추이도 좋지만, 장기적인 성과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입기간이 길기 때문에 수수료 등 부가적인 부분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IRP의 장점은 무엇보다 세제혜택이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추가 납입금과 연금저축계좌 납입금을 합쳐 400만원까지 세제혜택이 있었는데, IRP 같은 퇴직연금계좌에 대해 별도로 300만원까지 13.2%의 세액공제를 제공했다. 연금저축계좌에 700만원을 납입한다면 400만원까지만 공제되지만, IRP의 경우 700만원까지 최대 세액공제가 된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상품 자체가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 만큼 중도해지할 때 생기는 수수료도 부담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IRP는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데, 이 때 연금소득세 3.3~5.5%만 내면 된다. 하지만, IRP를 중도해지 또는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 기타소득세 16.5%를 내야 한다.
 
이새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도해지를 하게 되면 세제혜택보다 더 큰 손해는 물론 원금손실마저 발생할 수 있어 IRP는 장기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좌 관리 수수료나 중도해지 수수료도 체크포인트다. IRP는 자산관리 수수료와 운용수수료 두가지를 합해 부과되는데 금융기관별 수수료가 적립액의 0.35~0.6% 수준이다.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는 기관도 있다. 금융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퇴직연금의 수수료 현황을 확인해볼 수 있다. 
 
권지홍 HMC투자증권 상품전략팀장은 "기관별 평균 수수료는 보험, 은행, 증권의 순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수익률을 생각할 때 최저수준인 0.35%도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산관리나 컨설팅을 받아 투자상품을 적극적으로 편입, 수익률을 올리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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