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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버리기 힘들다..이제는 '대중주'
2015-04-19 08:00:00 2015-04-19 08:00:00
◇제일모직 주요사업(자료=제일모직)
 
[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건설, 레저, 패션, 식자재, 바이오. 그야말로 '대중적'이다. 제일모직(028260)의 주요 사업부 이야기다.
 
하지만 주주 구성은 그렇지 않다.
 
제일모직이 지난달 말 금감원에 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2월 말 현재 제일모직 지분은 최대주주인 이재용(23.23%) 외 특수관계인이 52.24%, 자사주 14.09%, 우리사주 4.24%, KCC 10.18%, 소액주주 16.64%, 기타 2.61% 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 12월 상장 이후 제일모직 매매동향은 개인 86만주 순매도, 외국인 395만주 순매도, 기관 497만주 순매수로 집계되고 있어 개인은 상장 초와 견줘 지분이 더 줄었다.
 
매매구간을 좀 더 축소해 지난달 18일 이후 동향을 살펴보면 제일모직에 대한 기관 보호 예수가 풀리면서 기관은 266만주 매도(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배정분(287만주) 매물로 추정)했고 외국인은 78만5000주 순매수했다. 개인도 180만주 넘는 주식을 확보했지만 향후 기관 매물이 지속되면서 개인 보유비중이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보증권은 앞서 국내 인덱스와 액티브 펀드에서 기본적으로 확보, 유지해야 하는 제일모직 물량을 코스피대비 제일모직 시총과 유사한 수준으로 가정한 바 있다. 예를들어 코스피대비 제일모직 시총이 1%라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제일모직을 1% 편입해야 한다는것. 이를 통해 추산하면 15일 현재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62조원이므로 제일모직의 코스피대비 시총비중 1.53%, 9500억원어치가 펀드내에 담겨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적어도 614만주를 기관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셈이다.
 
오는 6월 17일 제일모직 대주주 보호예수가 만료된다 하더라도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전체 지배권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상속세납부를 위해 제일모직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며 보유지분이 변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수급구도라면 이제 제일모직은 주주구성에 있어 '대중주'는 아니더라도 투자전략면에서는 누구나 포트에 넣어둬야 할 '대중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관측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제일모직의 선행 PER이 81.2배, PBR이 3.3배, ROE는 4.2%로 밸류에이션상 분명 버거운 수준이라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영업가치 성장여력이 풍부하고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에서 비우고 가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역사도 이를 담보한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리가 주목하는건 과거 그룹내에서 삼성물산의 역할이다. 1970년대 고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상속과정에서 삼성물산 역할이 지금의 제일모직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이건희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는 1974년에 시작됐다.1974년말 장남인 이맹희씨는 전주제지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3남 이건희 회장은 중앙일보 이사에서 제일제당과 전주제지 이사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 1975년 12월엔 대주주지분율 48% 가 넘었던 삼성물산이 상장한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25%로 추정된다. 상장전후 삼성물산은 빠른 성장을 보였다. 1975년 삼성물산 단기순매출은 792억원으로 한해동안 6배 넘게 증가했다. 외형 확대와 함께 대주주 지분율은 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외형성장에 맞춰 주가 상승속도도 빨랐다. 이광수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상장 당시 두달간 계속 상한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상장 후 빠른 주가 상승을 보도한 1976년 신문 기사(자료=미래에셋증권)
 
이후로도 추세 상승은 이어졌다. 삼성물산 주가는 1980년 시가 1493원에서 지난 금요일 종가 6만4500원까지 35년간 43배 넘게 급등했다.
 
◇삼성물산 주가 추이(1980~2015년: 권리락, 배당락 반영 수정주가, 자료=대신증권HTS)
 
상장 후 넉 달을 넘긴 제일모직(028260)은 공모가보다는 192%, 시초가보단 46% 올랐다. 제일모직이 지배구조 이슈와 타이트한 수급을 등에 업고 세간의 관심속에 '머스트 해브 대중주'로 등극할 지 주목된다. 지난 16일 현대증권은 제일모직(028260)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높혔다.
 
◇제일모직 주가 추이(자료=이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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