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이번주는 주요국들이 특정 이슈가 아닌 지역별 이슈에 따라 바쁘게 움직인 한 주 였다. 유럽은 여객기 추락 사태를 수습하느라, 아시아에서 중국은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와 보아오포럼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바빴다. 최근 달러 강세에 부딪힌 미국은 환율이 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유럽
▶독일 여객기 추락..'부조종사의 의도적 하강' 충격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알프스산맥에서 독일 여객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과 승객 150여명이 전원 사망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참사가 부조종사의 의도적인 추락에 의한 것이라는 사고 조사결과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조종사가 밖에 나가있는 동안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하강 버튼을 눌러 의도적으로 여객기를 하강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마지막까지 부조종사의 호흡은 정상적이었고 침묵이 흘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가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은 희박하며 단순한 자살비행으로 결론지었다.
한편, 부조종사인 독일인 안드레아스 루비츠는 2013년 9월 저먼윙스사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비행시간은 모두 630시간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치프라스 정상회담, 악수만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진전은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악수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으나 실제 관심이 집중됐던 구제금융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그리스 개혁프로그램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없다며 선을 그었고 치프라스 총리도 이번 방문의 목적이 유동성 위기 해결에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주 열린 EU정상회담에서도 각국 정상들에게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도이치뱅크는 그리스가 이르면 내달 9일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우디, 예멘 반군 공격
이슬람 종파간 전쟁이 시작됐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26일(현지시간) 예멘의 시아파반군 '후티'를 격퇴하기 위해 전투기 100대, 지상군 15만명을 급파했다. 아델 알 주베이르 미 사우디 대사는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후티’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전폭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여서 사우디의 무력개입은 사실상 이슬람 종파간 전쟁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타르 등 중동의 수니파 아랍국들도 사우디 지원에 나섰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예멘 침공에 유가는 이틀째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2.22달러(4.5%) 오른 배럴당 52.43달러에 거래됐다. 런던ICE선물시장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56달러(4.03%) 오른 배럴당 59.04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强달러에 美기업 '시름시름'
나홀로 회복을 구가하던 미국 경제가 달러 강세라는 역풍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지수는 5% 이상 올랐다. 유로화대비 달러가치는 지난해에만 27% 오른데 이어 올해들어 12% 상승했다. 달러가치 상승은 단위당 구매력이 커진단 의미여서 국민 입장에서는 득(得)이다. 하지만 수출기업은 얘기가 다르다. 가격경쟁력 약화와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 올 1분기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팩트셋은 S&P500기업의 수익이 전년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9년 7.9% 이후 최저수준이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전망했던 9.5%에서 대폭 하향된 것이다. 팩트셋은 해외판매가 50%이상인 기업이 절반이 넘는다며 이들 수익은 평균 10%넘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 美지표 부진에 성장률 1%대로 하향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다. 고용지표는 견조하지만 소비와 투자가 예상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주요 투자은행들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월 내구재주문은 전월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4% 증가를 크게 밑돈 것이다. 소매판매도 0.6% 감소해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월가투자은행들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이하로 낮추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1분기 GDP성장률 전망을 종전 1.5%에서 1%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도 1.2%에서 0.9%로 하향 조정했으며 바클레이스도 1.2%에서 0.1%포인트 내린 0.9%로 낮췄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초 날씨와 서해항만의 노동쟁의 등 변수가 있었지만 지표 부진이 지속될 경우 경기둔화 우려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연준 내부 금리인상 시기 놓고 '공방'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발언이 엇갈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지금이야말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며 금리인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앞으로 2년 동안 미국 경제가 회복 궤도를 달릴 것이며 물가상승률 둔화 역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도 "연준이 올해 중반이나 이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에 대한 부담도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리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첫 금리인상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적합하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강력한 확신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중국 주도 AIIB, 한국 참가.. 불안한 '일본'
중국이 주도해 설립을 추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26일(현지시간) 늦은 시간 한국정부가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AIIB에 창립멤버로 소속된 국가는 37개로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금융질서에 변화가 불가피해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일본의 속내는 불편하다. 운영 조직의 투명성 등을 문제 들어 참가 보류 입장을 밝힌 일본에서는 벌써 산업계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이 미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익을 우선으로 택했다"면서 "미국 마저 참여를 결정하면 일본은 고립될 수 있다"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아시아판 다보스 '보아오포럼' 개막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2015 보아보 아시아포럼 연차총회'가 중국 하이난성에서 26일 개막했다. 이번 포럼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람 바란 야다브 네팔 대통령 등 16개국 지도자를 비롯, 각국 장관급 인사 80여명이 참석하는 등 규모로는 사상 최대이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는 중국이 이번 포럼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포럼의 최대 이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일대일로'이다. 특히, 각국 기업들은 육상과 해상에서 현대판 실크로드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포럼에서 중국은 아시아성장 모델을 제시해 양자간 다자간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國父' 리콴유 타계..전세계 애도물결
리콴유 싱가포르 초대 총리 (사진=로이터통신)
싱가포르 국부로 존경받는 리콴유 초대 총리가 향년 91세의 나이로 23일 별세했다. 싱가포르 총리실은 “리 전 총리가 이날 오전 3시18분 싱가포르 종합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해 “그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감을 불러일으킨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역사의 거인이자 아시아의 위대한 전략가의 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작은 섬마을 싱가포르를 불과 반 세기만에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켰고 400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5만6000달러로 불렸다.
명정선 국제팀 기자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