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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월세전환..월셋값 더 내려간다
2015-03-27 04:39:11 2015-03-27 04:39:11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주택의 월세 전환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세난은 더욱 심해지고, 월세 공급 물량 증가에 따른 월셋값 하락이 예측된다.
 
전셋값 상승에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로 갈아타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겠지만 공급이 워낙 많다보니 월셋값 하락세는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급우위의 월세수급.."공급 더 늘어날 가능성 높아"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서울 주택 월세 수급동향은 수요우위 3.1%, 공급우위 13.5%로 공급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경기도 역시 5.2%와 16.3%로 수요보다는 공급이 많으며, 인천도 3.5%와 15.8%로 상황은 비슷하다.
 
여기에 사상 첫 기준금리 1%대 시대가 도래하면서 임대시장에서 전세물건 감소, 월세물건 증가 현상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주택을 임대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는 월세로 세입자를 받는 것이 이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 남짓하는 은행 이자보다는 월세로 받는 것이 훨씬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5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53㎡의 최근 전셋값은 4억7000만원 수준이다. 또 같은 면적의 월세거래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50만원에 최근 계약이 체결됐다.
 
최근 시중 은행의 2년 정기예금 금리는 1.62%~2.00% 수준으로, 최대 이율인 2.00%를 적용해 단순 계산을 할 경우 이 아파트 전셋값으로 얻을 수 있는 월 수익은 78만3000원 정도다. 보증금을 뺀 순수 월세 수입과 비교해도 절반에 불과하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1%대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셋값의 일부를 낮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해 충당하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월세로 이자를 감당해도 손해볼 것이 없는 상황이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전세보다는 월세 공급 물량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DB)
 
◇내리막길 걷는 월셋값.."공급 늘면서 더 떨어질 수 있어"
 
주택 임대시장에서 월세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가격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서울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95.2로 2년 전(99.9)보다 4.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지수가 101에서 111.4로 10.3%나 오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특히 월세가격지수는 지난 2013년 3월 100을 기록한 이후 23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오른 적이 없이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고 있다.
 
이같은 월세가격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공급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자들은 여전히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면서 공급우위의 시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협력공인중개사 375명을 대상으로 '금리인하 후 주택시장 동향과 향후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월세 전환 매물 증가로 월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에 가까운 48.4%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이전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는 응답은 26.4%,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월세가격도 상승할 것이다'는 답변은 23.5%에 그쳤다.
 
전문가들 역시 이같은 월세의 공급우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속도가 빨라지고, 월세 공급이 늘어나면서 당분간 월세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다만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장기적으로 수요자들이 월세로 갈아타는 것 역시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일정 시점이 되면 월셋값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월세 전환 증가로 월세가격이 앞으로 하락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자료=한국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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