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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가 불댕긴 고가주 액면분할 늘어날까
증권가 "액면분할, 유동성 개선 등 긍정적 효과 있어"
"지배구조 이슈 고가주, 단시일 내 액면분할 쉽지 않을 것"
2015-03-04 15:19:45 2015-03-04 15:19:45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대표적 황제주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다른 고가주들도 액면분할에 동참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액면분할은 유동성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고가주 상장사들의 경우 지배구조 이슈가 많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세원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4일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3일 액면분할 공시를 했다"며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형주(고가)에 대한 액면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초고가주의 가격을 낮춰 유동성을 늘려야 투자에 대한 벽이 없어져 투자 메리트가 생긴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3일 각각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상장 주식의 액면분할 안건을 결의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유동성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에 대한 유동성과 환금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액면분할은 유동성을 개선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037620) 연구원은 "액면분할 이벤트는 거래대금 개선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액면분할 기업의 1개월, 3개월, 후 거래대금은 분할 전 대비 평균 50% 이상 증가하고 분할 후 거래대금이 증가할 확률은 70%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액면분할로 인해 유동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고 말했다.
 
액면분할이 주가의 향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두드러진다.
 
이진우 연구원은 "지난 2001년 이후 액면분할을 진행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40개 기업의 주가 현황을 살펴보면, 액면분할 이벤트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며 "액면분할 후 1개월, 3개월 시가총액이 증가한 기업은 전체의 27.5%, 37.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원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이뤄진 종목에 대해 수익률 추이에서 일관된 패턴을 찾을 수 없지만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장기(1년)로 투자했을 때 좋은 수익률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큰 기업일수록 액면분할로 인한 모멘텀 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 그 결과 유동성이 부족해 펀너멘털 대비 저평가돼 있던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 받는 계기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과거 액면분할 기업의 기간별 주가수익률(자료=현대증권)
 
액면분할의 긍정적인 측면은 충분히 검토됐지만 고가주의 액면분할이 단기간에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거래소가 국정감사에서 황제주 지적을 받으면서 최근 고가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액면분할과 관련한 간담회도 개최했고, 간담회에 참석했던 업체 중 가장 주가 기세가 좋은 아모레퍼시픽이 이번에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사실 어느 정도 분위기는 조성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주가가 천정부지 치솟을 경우 언젠가는 액면분할이 되겠지만 그 시기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액면분할의 장점은 거래대금과 유동성 개선 등인데 이러한 장점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현재 고가주들은 대부분 규모가 상당히 큰 기업들이고 그러한 기업들은 주가 보다는 경영진의 지분 구조에 관심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가 주관한 액면분할 관련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그룹 관계자는 "솔직히 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 소식에 놀랍긴 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액면분할이 주주 보다는 경영진의 생각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보유 상장주식 가치가 세계 200대 부자에 올랐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주식 관련해서 이슈가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보니 경영진 입장에서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가가 비싸서 일반 투자자들은 쉽게 살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빈부격차 소식이 전해지니 기업 입장에서는 그 부분을 감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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