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김기춘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이병기 국정원장을 발탁했다.
이 실장 내정자는 외무고시 8회로 공직에 입문해 대통령비서실 의전수석과, 주일본 대사를 거쳐 지난해 7월 국가정보원장에 임명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 실장은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밝고 정무적인 능력과 리더십을 갖춰, 대통령비서실 조직을 잘 통솔해 산적한 국정 현안에 대해 대통령을 원활히 보좌하고 국민과 청와대 사이에 소통의 길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 내정자는 국가안전기획부 제2차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당시 황장엽 망명을 직접 기획·지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NEWS1
이 전 국정원장의 후임 국가정보원장으로는 이병호 전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이 내정됐다.
이 원장 내정자는 육사출신이며, 올해 76세로 김기춘 전 실장과 나이가 같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원장 내정자가 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보다 10여년 육사 선배"라며 "이 원장 내정자를 누가 추천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 원장 내정자는 26년간 안기부에서 국제국장과 2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주미 공사와 주말레이시아 대사 등을 역임하는 등 대북·대미통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직을 떠난지 오래된 데다가 안기부 재직시절 북풍공작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청문회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의 인사특성상 가까운 사람을 기용하기 때문에 김기춘 실장을 메울 수 있는 인물을 찾다가 현재 이 실장 내정자가 그 공간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내정자가 안기부 출신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이들을 기용했을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홍보수석에는 SBS 보도국장과 기획본부장 출신인 김성우 사회문화특보가 발탁됐다. 김 내정자는 30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달 23일 사회문화특보로 발탁됐지만 이번 인사에서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무특보를 두고는 기용설과 불용설이 교차했지만 결국 이번 인사를 통해 새누리당 김재원, 윤상현, 주호영 의원 등 3명의 현역 의원이 발탁됐다. 이 중 김 의원과 윤 의원은 '골수친박'으로 분류되고 정책위의장 출신의 주 의원도 최근 범친박계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상 정무특보에 비박계는 없어서 친박과 비박에서 교차 임명은 없었다고 본다"며 "정무특보로 임명된 세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향후 과제며 일단은 정무특보 3인방을 기용함으로써 당정청간 소통이 필요하다는 청와대의 신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홍보특보는 김경재 전 의원이 내정됐다. 그는 지난 대선때 야권 출신임에도 박근혜 캠프에서 당선을 도왔던 범동교동계 인물이다.
이번 청와대 인사에서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의 인선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이 향후 3년간 주요 정책을 통일문제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문제는 이완구 총리를 통해, 통일·외교문제는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특히 '통일대박' 드레스덴 효과가 사실상 세월호 참사로 올스톱돼 현재 난국을 풀수 있는 접점을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서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 실장 내정자와 이 원장 내정자 모두 과거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시기 남북간 대화가 해빙기를 맞았을 당시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한 인물들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 3년차에는 외교전략에 초점을 맞추려는 신호로 보인다"며 "특히 3년차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게 대북관계로 보이기 때문에 이같은 인사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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