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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정유사들의 '탓'
2015-02-17 10:40:31 2015-02-17 10:40:3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2014년은 정유업계에 있어 악몽과도 같은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SK이노베이션이 37년 만에, S-Oil은 3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GS칼텍스도 2008년 이후 6년 만에 수익성이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들은 실적 부진에 대해 "국제유가 변동의 영향이 컸다"면서 하나같이 시황만을 탓했다.
 
하지만 중동 산유국의 행보를 돌이켜 보면 시기의 문제였을 뿐, 저유가 기조는 이미 예고된 수순이였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셰일가스의 파급효과에 대한 논의는 2012년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새로운 생산자의 등장으로 중동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중동이 주도권 상실을 우려해 반격에 나서는 시나리오까지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 석유시장의 역학관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분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행보에 자꾸만 눈길이 쏠린다.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 미국 GM 등이 앞장서 전기차와 수소연료 전지차 등 새로운 개념의 차량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의 시작은 기존 에너지로부터의 탈피다. 동시에 석유 중심 에너지 체계에도 미세한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 역시 큰 틀에서 완성차 업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석유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뒤흔들 만한 파급력을 갖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완성차 시장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 언제든 태풍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시 태풍이 지나고 난 뒤에야 '탓'만을 남발할 위기에 서 있다. '위기'는 준비를 갖춘 자에게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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